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투자자들이 그리스 국채를 투매하고 있다. 그리스가 오는 7월 만기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와 IMF 및 유로존 채권국과의 구제금융 협상은 또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리스는 7월 60억 유로(약 7조5000억원) 규모의 부채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협상을 진행해 추가 지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내주로 예정된 IMF 이사회 회의에서 출자금 지분율이 가장 높은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즈(FT)는 그리스 구제금융에서 IMF가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FT가 입수한 IMF 보고서에 따르면 IMF는 유로존에 그리스 채무경감을 촉구하면서 빚을 깎아주지 않을 경우 그리스의 채무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 국가들은 채무경감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그리스는 추가 긴축은 어렵다고 버티고 있으며 독일은 IMF가 구제금융에서 빠지면 독일 역시 그리스를 돕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지난주 6%였던 7월 만기 그리스 국채 금리는 며칠 사이 15%까지 치솟았다. 디폴트 가능성이 심각하게 반영되어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올해 유럽에서 굵직한 선거들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그리스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1일(현지시간)에는 그리스 여당인 시리자당의 한 의원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논의를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이후 협상 분위기는 한층 악화됐다. 독일 매체들은 즉각 그렉시트를 엄중 경고했다.
WSJ는 내주에 유럽 관계자들이 회동할 것이며 여기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추가 협상은 3월 15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총선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7년간 그리스와 채무자들은 부채 만기가 다 될 때까지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그리스 국채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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