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22조원 증가…50대 이상 은퇴 연령층이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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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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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제윤경 의원실]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지난해 1년 동안 자영업자에게 나간 은행권 대출(개인사업자 대출)이 22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자영업대출의 80% 이상이 50대 이상 은퇴 연령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아 이들이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3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61조14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15년 12월의 239조 2621억원 대비 21조 8801억원(9.1%) 늘어난 수치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대출 취급 시 사업자등록증 유무만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가계대출과 동일하다.

대출 잔액을 연령대로 분류해보면, 50대의 대출 잔액이 102조 379억원으로 39.1%의 비중을 차지한다. 40대가 26.2%로 뒤를 이었고 60세 이상은 40대와 거의 비슷한 25.2%다. 30대는 8.6%, 20대 이하는 1%에 불과하다.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비중이 64.3%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최근 몇 년간 대출비중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1월 대비 고령층 비중은 21%에서 25.2%로 4.2% 포인트 늘어났고, 다른 연령층 계층에서는 대출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 해에만 고령층 대출 비중이 2% 포인트 상승했다. 늘어난 대출 잔액의 47.4%(10조3749억원)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한 것이다. 50대가 35.6%(7조7974억원)로 대출 증가분의 83%가 50세 이상 은퇴연령 계층에서 발생했다.

자영업자의 전반적 고령화 추세 속에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에 대거 나서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은퇴연령 계층의 소득수준이 낮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나 복지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에 베이비부머 은퇴 시기와 맞물려 이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인사업자 대출 건수는 208만 6475건으로 건당 대출금액은 1억 2516만원에 달한다. 개인사업자 신규대출의 평균금리는 3.61%로 지난해 7월(3.31%)에 비해 0.3% 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건전성을 살펴보면, 담보대출 비중이 67.8%, 연체율도 0.35%로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임금근로자에 비해 소득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창‧폐업도 빈번해 안정적인 부채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2015년 기준 은퇴연령층이 주로 진입하는 음식점업의 1년 내 폐업률은 22.9%에 달한다.

제윤경 의원은 “정부의 자영업대책이란 것이 사실 ‘빚내서 장사해라’ 이것 말고는 없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또 제 의원은 “자영업과 고령층은 가계부채 충격에 매우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된다”면서 “5~60대 은퇴연령층 자영업대출의 증가는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선제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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