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혼조를 보인 가운데, 연준의 향후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도 더욱 엇갈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최근 보도했다.
◆ 실업률과 임금정체에 3월 금리인상설 주춤
글로벌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1월 고용지표 발표 뒤에 오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 전망치를 이전의 35%에서 15%로 낮췄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비농업 부문 통계에서 예상보다 많은 고용창출이 이뤄졌지만, 실업률이 상승했을 뿐만아니라 임금상승의 폭도 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시장 전망치 17만4000명을 크게 웃돈 22만7000명을 기록했다.
반면 경제활동참가율이 62.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르면서 실업률도 4.8%로 전달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구직 단념자나 시간제 근로자 등까지 반영한 광의의 실업률인 U6도 9.4%로 0.2%포인트 높아졌다.
임금 상승률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달대비 0.12% 상승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0.3% 상승)을 밑돌았다.
골드만삭스는 3월 인상 가능성을 낮추면서 오는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10%에서 20%로, 6월 인상 가능성은 40%에서 45%로 각각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 3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이 연준과 직접 거래하는 월가의 프라이머리 딜러 23개사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연내 금리인상은 두차례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설문에 응답한 14개사 모두는 3월 인상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며, 14개사 중 12개사는 올 상반기 한차례 0.25% 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미국 경제 완만한 성장 계속"…3월 인상가능성 배제 못해
이처럼 월가에서는 3월 인상설이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현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볼 때 3월 인상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전망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인 존 윌리암스는 지난 3일 블룸버그 텔레비전과 가진 인터뷰에서 월스트리트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재정 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기 전까지 연준이 금리인상 정책결정을 미뤄야한다는 주장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윌리암스는 "부양정책이 없이도 완만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 (미국의) 경제지표가 증명하고 있다"면서 "이후에 발표될 트럼프 정권의 정책과 상관없이 (연준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ING 역시 미국의 완만한 경제 성장을 근거로 3월 금리인상 전망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 12개월 동안 수많은 데이터들에 대한 검토가 있어지만, 미국이 양호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고용상황도 확연히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임금인상 수치가 예상보다 낮지만 GDP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고용자의 증가와 인플레이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3월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나이틀리는 또 3월 인상에 이어 올해 3분기에 추가 0.25% 포인트의 인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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