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계 은행들의 ‘몸값’이 미국계 은행을 처음으로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전문지인 '더 뱅커'가 최근 선정한 '2017년 글로벌 500대 금융 브랜드' 순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계 은행의 총 브랜드 가치가 2584억 달러(약 293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25%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계 은행의 총 브랜드 가치는 7% 증가한 2423억 달러에 그쳤다. 이로써 전체 글로벌 금융 브랜드 가치에서 중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24%로, 처음으로 미국(23%)을 제쳤다.
10년 전인 2007년만 해도 중국계은행의 총 브랜드 가치는 12억 달러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6%에 불과한 반면 미국계 은행은 1859억 달러로 39%를 차지했다. 그러나 10년 만에 중국계 은행의 브랜드 총 가치가 200배 넘게 급증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의 손에 넘어간 것.
2017년 글로벌 은행권 순위에서도 중국 공상은행의 총 브랜드 가치가 전년보다 32% 늘어난 478억 달러(약 54조3600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 1위였던 미국 웰스파고는 총 가치는 4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하락해 2위로 내려앉았다.
공상은행 외에 중국건설은행(3위), 중국은행(5위)도 각각 전년 대비 총 가치가 각각 17, 13%씩 늘어나며 전체 '톱5'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500대 은행 순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계 은행은 모두 45곳이다. 이들 중 전년 대비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 은행은 농업은행과 신은굉원그룹 2곳에 불과했다.
하얼빈은행의 브랜드 가치가 1년 사이 200% 가까이 증가한 것을 비롯해 톈진은행(144%), 닝보은행(129%), 저상은행(129%), 베이징은행(113%) 등의 브랜드 가치가 모두 100% 이상씩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글로벌 500대 금융 브랜드는 더뱅커가 브랜드평가 전문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와 공동으로 매년 전 세계 1000여개 금융기관에 대해 재무실적, 브랜드 경쟁력, 시장평판, CSR 활동(기업사회 공헌활동), 미션과 철학 등을 기준으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다.
중국의 글로벌 경제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중국계 은행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제창하는 신 실크로드 경제권 건설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에 맞춰 중국계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으면서 브랜드 가치도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공상은행의 경우, 중국 가전기업 메이디가 독일 산업용 로봇업체 쿠카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등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중국기업의 해외 30여개 국가의 각종 사업 239개에 621억 달러 어치 금융대출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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