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깃발 관광' 옛말…소규모 그룹 관광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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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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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대 싼커 가족·친구·연인 단위 방한…뒷골목 맛집·시티투어 즐겨

  • "중국 저가 단체관광 부작용 개선 가능…체계적 유치전략 시급"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 형태가 급변하고 있다.

'깃발 관광'으로 상징되는 단체관광객 비중이 줄고 가족, 친구, 연인 등 삼삼오오 모여 한류의 본고장을 찾는 '싼커'(散客·개별관광객)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총 806만명. 이 가운데 싼커 비중은 약 70%로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반적으로 젊어진 데 기인한다.

수년 전만 해도 서울 도심이나 유명 관광지에서 마주치는 유커 대부분은 중·장년층 단체관광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관광객 중 20·30대 비중 합계는 2015년 50.4%로,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서울 도심의 관광객 인파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최근 '사드 갈등'에 따른 중국 당국의 정책 변화도 싼커 증가에 직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은 올해 들어 한국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전세기 운항을 불허했다.

지난해 '저가 단체관광 근절'을 이유로 내렸던 한국행 단체관광객 비중 축소 방침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장년층이 주도했던 단체관광의 비중은 줄고 20·30대 중심의 개별관광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싼커들은 관심사부터 쇼핑 장소까지 기존의 단체관광객과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인다.

서울의 쇼핑 핫 플레이스인 강남 가로숫길과 세로수길을 좋아하고 간장게장 맛집을 찾아간다.

단체관광객은 이용하지 않는 부산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해운대, 서면, 남포동을 둘러보고 야경을 감상한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와 스마트폰 지도, 중한사전을 갖추고 구석구석을 다니며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맛집과 옷가게를 애용한다.

제주도의 한 면세점은 싼커 유치를 위해 중국인 유명 파워블로거를 초청해 감귤 따기 체험도 하고 있다. 관련 업계도 싼커 쪽으로 빠르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중국인 단체관광객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싼커는 방한 중국시장의 중요한 고객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개별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승익 제주도관광협회 국장은 "제주는 유람선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지 않아 호텔과 여행사 경영은 악화하고 있다"며 "싼커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의해 흔들리는 단체관광객보다 자유롭게 관광을 올 수 있고 저가관광의 부작용도 개선할 수 있는 만큼 체계적 유치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홍성화 제주대 교수는 "특정 여행사 대신 싼커를 유치하는 지역 여행사에 합리적 가격의 송객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SNS로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여행사 네트워크와 경쟁하는 제주 여행업계에도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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