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범천 기자 =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부결에 반발한 양양군민 2777명이 문화재청 앞에서 대규모 원정 집회를 펼쳤다. 지난 6일 새벽 버스 71대로 상경한 양양군민들은 문화재청 앞에서 오색케이블카의 정상적인추진을 위한 집회를 갖고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재심의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20여년 동안 한마음으로 준비해온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정부의 일관되지 못한 결정으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며 지난해 말 문화재청의 사업 부결 결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6번지와 해발 1480m 산 정상 부근 3.5km를 잇는 사업으로 그동안 오랜 기간 추진에 어려움을 겪다,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에 사업 추진이 가속화 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천연기념물인 산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부결했다.
이날 문화재청이 있는 대전정부청사 앞에선 정준화 오색케이블카추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진하 양양군수, 이양수 국회의원, 오한석 양양군의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비상대책특별위원장의 구호 제창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150여명의 주민이 오색 케이블카 정상 추진의 결연한 의지를 담아 삭발식도 거행했다.
이어 바르게살기 양양군협의회 김혜남 회장이 나선화 문화재청장에게 보낼 성명서를, 김동열 서면 오색리 주민대표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각각 낭독해 전달했다.
군민들은 '결사 항전', '재심의·가결 촉구' 등 구호가 적힌 피켓과 머리띠를 두르고 정부의 시범사업을 무산시킨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를 규탄했다.
특히 양양지역의 전통장례 풍속을 재현한 소리로,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는 ‘양양 수동골 상여소리’를 시연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 재심의가 가결되어 정상적으로 추진되길 기원하는 군민들의 염원을 엄숙하게 표현했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환경부에서는 정부 시범사업으로 사업을 승인하고, 문화재청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부결 처리하는 등 일관성 없는 행정으로 국민 혼란과 정부 불신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문화재위원회에 반대단체 임원이 참여하고, 의결한 것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행정처분을 취소하고, 조속히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재심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준화)는 지난달 17일 일출예식장에서 70여개 사회단체장과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관련 군민 보고대회’를 열고 ‘문화재청 규탄 대규모 상경집회’에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비대위는 오는 21일까지 문화재청 앞에서 릴레이 시위와 함께 재심의가 열리는 22일 서울에서 주민궐기대회를 다시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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