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트럼프로부터 미국 내 공장 확대 압박을 받고 있는 일본 자동차회사 도요타가 6일(현지시간) 향후 최대 리스크로 브렉시트와 함께 미국의 무역정책을 꼽았다. 한편 도요타의 지난 분기 실적은 엔 강세로 전년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도요타는 작년 10~12월(회계연도 3분기) 순익이 엔화 강세 영향으로 전년 대비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도요타가 발표한 순익은 4865억3000만엔(약 5조원)으로 전년비 23% 뚝 떨어졌다. 이 기간 달러/엔 평균값은 109엔으로 1년 전 121엔에 비해 엔화 가치가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이 환율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도요타는 엔화 강세가 누그러질 것을 기대하면서 2017년 3월까지인 2016/17 회계연도에 순익 전망을 1조5500억엔에서 1조7000억엔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자동차업계 흔들기에 나선 가운데 도요타는 향후 최대 리스크로 미국의 무역정책을 꼽았다.
오타케 데쓰야 도요타 상무는 파이낸셜타임즈(FT)에 “현재 시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여파를 전망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며 “세계 무역에서 미국의 정책이 미칠 영향을 리스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프랑스와 독일 선거와 영국의 EU 탈퇴 협상도 위험 요소라고 덧붙였다.
최근 트럼프는 일본과의 자동차 무역이 불공정하며 일본이 환시 조작을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트럼프는 도요타를 지목하면서 멕시코산 차량에 높은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앞으로 5년에 걸쳐 미국에 100억 달러를(약 11조4000억원) 투자하고 인디애나 주 프린스턴 주 공장에서 일자리 400개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도요타는 일본에서 차량 300만대를 생산하는 방침은 고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깨질 경우 도요타가 어쩔 수 없이 정책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트럼프의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지난 3일 아베 총리와 회동했다. 자세한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들이 트럼프의 강한 압박 속에서 미국에서 차량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SBI증권의의 엔도 고지 애널리스트는 “도요타는 미국에 가장 많은 차를 수출하는 기업으로 환율이나 무역협정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아베 총리는 도요타 회장에게 일본 내 생산을 얼만큼까지 줄일 수 있을지 물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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