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트럼프 효과로 달아올랐던 미국 주식시장이 이번에는 트럼프 리스크에 다시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뒤 기대감으로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던 주식시장은 2017년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에 뉴욕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 "올 상반기 뉴욕증시 조정 예상"
미국 금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 상반기에 뉴욕증시가 다소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금융서비스회사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두달 내 시장에서 4~7%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트럼프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지나치게 반영돼 현재 '과매수'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이유다. 또 미국 연준이 금리를 당초 예상대로 세 차례 올릴 경우 시장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 강세론의 대표주자였던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 수석연구원 역시 역시 상반기 뉴욕증시가 5%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는 "최근 주식들이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면서 "S&P 500의 올해 전망치는 현재 수준에서 1% 정도 낮게 잡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의 변동은 다소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는 하반기에는 다시 주식시장이 회복될 수도 있다면서 상반기 조정장이 오히려 투자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아메리칸 센트리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리스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주식시장이 10% 고평가됐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의 친성장 아젠다들이 모두 지금 당장 이행된다면 기업의 순익은 10% 가량 늘어난다. 그렇게 되야 시장이 적정 가격에 이르는 것이다"면서 아직 정책이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가격은 오히려 10%나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금과 채권 시장 흐름을 볼 때 향후 주식시장의 하락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채권 수익률과 금의 동반상승하는 현재의 상황은 지난 1987년과 1973년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1973~1974년과 1987년 10월 검은 월요일은 모두 3분기 내내 채권 수익률과 금 값이 같이 오른 뒤에 닥쳤다고 지적했다. 금리와 금 가격이 동시에 오를 경우, 이는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며, 연준으로 하여금 단기 금리목표를 올리게 만들면서 경제는 물론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 미국 시장 자금 유입세도 주춤
미국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면서, 자금 유입도 둔화된 모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 ETF에 자금이 많은 자금이 유입됐던 반면, 지난달에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트림탭스 투자 리서치 CEO인 찰스 비더맨는 "미국의 대선 뒤 무려 1000억 달러가 미국의 주식 ETF로 유입되었다. 그러나 트럼프 취임 이후 자금 유입 속도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미국으로의 투자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달러화의 하락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며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책은 물가 상승과 맞물려 있다며 금리 인상과 함께 달러화 가치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주식시장의 일부 기업들이 약달러로 인한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