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2.150~2.193% 사이에서, 최고와 최저치 차이가 0.043%포인트밖에 안 되는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되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 11월 무렵만 해도 금리가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최근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정책으로 큰 반발을 사고 있고, 유럽에서는 극우정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프랑스를 비롯해 주요국이 잇단 선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먼저 달러화 강세 완화나 반이민정책에 대한 반발은 금리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이민정책에 대한 반발은 금리 하락에 우호적"이라며 "2월 국내 채권시장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찾았다. 한때 1200원을 넘었던 환율은 현재 1140원대까지 떨어졌다.
알파벳(구글)과 애플, 페이스북을 비롯한 100여개 미 기술기업은 최근 반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출신에 대해 미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미 워싱턴주에 있는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은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금지 판결을 내렸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0.083%포인트 하락한 2.413%를 기록했다. 최근 50일 간 평균 금리보다 0.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유럽발 정치 리스크도 채권시장을 뒤흔들 변수다.
프랑스 보수진영 대통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부인의 횡령의혹 조사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프랑스의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 정치인 마린 르 펜 국민전선(FN) 대표는 4월 대선에 도전장을 던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전날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0.064%포인트 오른 1.149%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르펜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오히려 금리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병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르펜이 프랑스 대선 1차 선거에서 승리하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개선, 양적완화 규모 축소 등으로 상승 일변도를 보이던 유로존 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국고채 금리 하락도 추가 상승을 위한 숨고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예산안 제출 이후 예상되는 미국내 정치권 갈등 및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 부채한도 재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금리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물가지표 호조와 대외금리 상승으로 국내 채권시장은 이달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