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2017년 1월 중국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시대가 끝났다. 지난해 달러 강세와 이에 따른 위안화 가치 절하, 인민은행의 치열한 방어전 등에 우려를 키워왔던 시장은 심리적 지지선 붕괴에 불안한 모습이다. 당분간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당국과 언론은 전문가 발언을 이용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없다, 나아지고 있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 외화보유액이 여전히 세계 최고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 외환보유액 '3조 달러' 바이바이, 우려 증폭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중국 외화유출 압력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위안화 절하 전망에 힘을 실어 투자심리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3조 달러 붕괴는 위안화의 달러당 환율 7위안 돌파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3조 달러 붕괴의 충격으로 위안화 가치도 하락했다. 8일 인민은행 산하 외환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을 6.884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거래일 대비 위안화 가치가 0.36% 떨어졌다는 의미다.
◇ 중국 시장 진정에 총력, "좋아지고 있다, 문제없다"
중국 내 전문가는 "외환보유액 감소는 시장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보유액 감소폭이 계속 줄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중국 환율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관계자는 7일 북경상보(北京商報)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월과 외환보유액이 전달 대비 무려 872억 달러 줄어든 것과 비교해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면서 "이는 중국 자본유출 속도가 느려졌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폭은 빠르게 줄고 있다. 10월 690억5700만 달러에서 11, 12월 감소폭은 457억2700만 달러, 410억81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중앙재경대학 경제학 교수이기도 한 궈톈융(郭田勇) 중국은행업연구센터 소장은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중국 외환보유액이 수 개월 연속 감소했고 이에 3조 달러 붕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늘어나던 당시만 해도 우리는 1조 달러도 많다고 생각했으며 관계자의 말처럼 외환보유액이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민은행 산하 매체인 금융시보(金融時報)는 8일 "1월 외환보유액 감소는 춘제(음력설) 해외관광 수요 증가, 기업 채무 상환시기 도래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기가 안정되면서 외화 수급이 균형을 찾고 위안화의 합리적 변동과 이에 따른 외환보유액 변동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환율이 중요, 보유액 감소 1~2년 이어질 듯
결국 화두로 떠오른 것은 '환율'이다. 올해 위안화 가치가 하락폭이 외환보유액, 자본시장 안정 등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에 중국이 3조 달러 지지선을 내준 것은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에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환율 안정을 우선순위에 뒀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궈톈융 소장은 " 단기적으로 중국 위안화 절하 지속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하기 힘들다"며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도 계속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미국발 변수가 가장 큰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달러 수요가 다소 줄었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우려된다. 이는 무역을 통한 중국의 외화수입이 크게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액의 3000억~4000억 달러 추가 감소를 예상했다. 중국 금융파생상품투자연구원의 왕훙잉(王紅英) 원장은 "향후 2~3년간 외환보유액이 2조6000억 달러까지 떨어진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며 "최근 중국 경기 둔화세도 이어지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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