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지난해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가 엔저와 저유가 효과에 힘입어 전년비 25.8% 급증한 20조6496억 엔(약 211조원)을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해서 일본이 엔 절하를 통해 미국 수출을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오는 10일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앞둔 아베 신조 총리로서는 지표 호조에도 선뜻 기뻐할 수 없는 처지다.
재팬 매크로 어드바이저스의 오쿠보 다쿠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일본의 강력한 경상 흑자는 지금으로선 정치적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저를 공격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상품, 서비스, 관광, 투자 수익 모든 부분에서 호조를 보였다. 특히 무역수지는 유가 하락과 엔고 효과에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전인 2010년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5조5793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12월 무역지표에서는 대일 무역적자가 대중 무역에 이어 2번째로 컸다.
이와 관련해 8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동맹과의 경제 관계가 "성숙"하고 있다며 일본은 미국의 내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작년 4분기 경제 성장률 결과는 오는 13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사전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작년 4분기에 0.3%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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