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합심해 만든 HDC신라면세점(이하 HDC신라)이 신규 면세점 가운데 첫 흑자 전환 축포를 쐈다.
HDC신라는 지난 1월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32억원, 영업이익 1억2500만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비록 소규모의 영업이익이나, 최근 중국발 사드 보복 위협과 무한경쟁 체제에 접어든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가운데 첫 흑자를 낸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실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대하며 2015년 말부터 문을 연 신규면세점들의 실적은 초라한 상황이다. 업계 1, 2위의 일부 면세점을 제외하면 지난해 3분기까지 신규 면세점의 영업이익은 HDC신라 167억원, 신세계DF 372억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305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두타면세점은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HDC신라는 가개점한 지난 2015년 12월24일 이후 1년만에 월 단위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했다. 월별 실적은 2015년 말 이후 오픈한 신규면세점 중 첫 흑자전환이다.
HDC신라는 지난해 실적이 매출 3975억원, 영업손실(잠정) 209억원에 그쳤던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7500억원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월 단위 흑자의 여세를 이어가 1분기 영업흑자 달성을 단기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올 2분기부터는 매출과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DC신라의 흑자 전환은 모기업인 호텔신라의 세계 6위권의 면세사업 역량과 현대산업개발의 국내 최고 수준의 쇼핑몰 개발·운영 역량이 큰 시너지를 내 이뤄진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HDC신라는 특히 올해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매출 외형 경쟁보다는 싼커(散客)를 중심으로 한 개별 관광객과 마이스(MICE) 유치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보테가 베네타’와 ‘구찌’, ‘불가리’, ‘버버리’ 등 대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문을 열었고, 올 상반기 ‘루이비통’을 오픈하면 디올, 펜디, 불가리 등 LVMH계열 브랜드 입점이 모두 완료돼 명품 면세점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아이파크몰의 대대적인 증축도 호재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말까지 6만4000㎡에 이르는 면적을 증축해 새로운 쇼핑과 관광, 레저, 여가 시설 등을 갖춰 CJ CGV와 함께 ‘복합 한류 타운’을 건설해 연간 100만여명의 방문객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양창훈·이길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는 “호텔신라의 세계적인 면세사업 역량과 현대사업개발의 쇼핑몰 개발 운영 역량 등 합작사의 시너지가 큰 힘을 발휘했다”며 “신규 사업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보고 견실한 흑자경영 체계가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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