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성 커진 '달러' 투자…"호주달러 등 원자재 통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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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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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아직 달러 매수 적기 아냐"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과거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떨어지면 달러를 샀다가 1200원대로 오르면 파는 공식 같은 것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패턴으로 투자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환율의 바닥은 어딘지 천장은 어딘지 판단하는 게 힘들어 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어려워진 '환테크' 현실을 보여주는 말이다. 

지난해 말 가파르게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달러 약세가 계속될지, 아니면 다시 반등할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달러 약세 압력이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달러 투자를 자제하고, 호주달러 등 이른바 원자재 통화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내린 114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우하향했다. 지난해 12월 28일 1212.50원까지 올랐으나 미국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강조하면서 두 달 새 70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확실해졌고, 4월 이후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국가들에 대한 환율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간헐적인 조정도 있겠지만 변동성이 커진 상태에서 달러에 배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외화자산 투자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평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140원 전후로 박스권을 형성하겠지만, 110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달러 투자로 시세차익을 얻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물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달러 강세 요인이 크지만, 1200원 선을 시도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정란 KEB하나은행 대치동골드클럽 PB팀장은 "지난해처럼 달러당 1100원대에 투자해 1200원 선에서 파는 거래가 가능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치·경제적 요인을 따져봤을 때 당분간은 원·달러 환율은 하락 요인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달러보다 호주나 브라질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한 만큼 방어자산으로 꼽히는 원자재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으로 추천했다.

김현식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특히 호주는 상품 수출 중 원자재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환율 자체가 역사적인 저점 구간을 찍었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달러 투자 비중에 비할 순 없겠지만 호주달러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정란 팀장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브라질(헤알화) 등 원자재에서 우위에 있는 국가의 통화를 눈여겨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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