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미디어 속 의학정보로 '자가진단'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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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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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정보 미디어로 쉽게 접하지만

  • 같은 질환도 발병 원인·처방 제각각

  • 통증 발생 땐 전문의 찾아 진단해야

이동걸 하이병원장 [사진=하이병원 제공]


미디어의 발달은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궁금증이 생기면 검색을 통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의료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간혹 자신의 질환을 스스로 확진하고 구체적인 치료법까지 요구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런 환자의 경우 대부분 본인이 알고 있는 의료정보를 토대로 그러한 결론을 '스스로' 내린 것이라고 답한다.

요즘은 TV매체를 통해서도 의료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지금 당장 TV를 틀어 채널을 돌려도 의학프로그램 한두 개 정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과거에 비해 각종 건강프로그램에서 전달하는 의료정보의 수준도 높아졌고, 시청자들도 적절히 걸러 듣는 '습관'이 생겨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많지 않다. 좋은 의료정보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실 많은 의학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보다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척추질환을 예로 들어보자. 대표적으로 '디스크'와 '협착증' 있는데, 두 질환 모두 결과적으로 척추 신경의 압박이 원인이며 증상도 유사하다. 허리 부위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다만 증상에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있는 반면, 협착증은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발생한다. 또 누워서 다리를 올릴 때 통증이 있으면 디스크, 통증이 없으면 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두 질환은 척추신경이 압박되어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압박의 원인이 다르다. 디스크 즉 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오며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고,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신경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다.

이런 정보들은 누구나 한 번쯤 접해본 일반적인 정보지만 문제는 증상이 모든 사람에게 답안지처럼 동일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두 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런 경우 통증이나 증상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정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같은 질환이더라도 발병의 원인이 다르고, 그에 따른 처방도 다를 수 있다. 가령 사무직 근로자와 현장 근로자는 같은 허리병이라도 원인에 차이가 난다.

대체로 사무직 근로자는 오래 앉는 습관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근력 약화가 원인이다. 현장 근로자들은 허리에 지속적으로 장기간 가해지는 충격이나 하중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 이후 생활습관 개선에 각기 다른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사무직 근로자에게는 허리 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을, 반대로 현장 근로자에게는 휴식을 권하는 식이다.

어깨도 많은 사람이 스스로 오진하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어깨는 다른 신체 관절부위와 달리 어깨는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통증이 시작되면 만성화되거나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특징이 있어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대표적으로 '회전근개파열'과 '오십견'이 쉽게 혼돈하는 어깨질환이다. 흔히 팔이 들리면서 통증이 발생하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하고, 팔이 잘 들리지 않고 빡빡한 느낌이 들면 오십견이라고 판단한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노화로 인한 오십견으로 판단해 오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자가진단으로 회전근개파열과 오십견을 구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4개의 근육과 힘줄로 이루어져 있는 회전근개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외부의 충격에 의해 변형과 파열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관절낭이 오그라들어 통증이 발생하는 오십견과는 발병 원인 자체가 다르다.

치료법 역시 주사요법이나 재활치료가 진행되는 오십견과 다르다. 회전근개파열의 경우 자연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힘줄이 끊어지거나 만성화될 우려가 높아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목의 통증, 엉덩이통증, 무릎통증 등 단순히 몇 가지 정보를 토대로는 진단하기 까다로운 질환이 여럿 있고, 실제로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상당하다.

신체는 아주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정확하고 세심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올바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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