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인프라 시장에서 한국은 사업기획 및 관리, 품질안전 관리 부문에서, 중국은 시공, 설계 및 가격경쟁력 부문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각자 강점조합을 통한 해외수주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상호 협력경험 부족이 약점요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주목할 부분은 해외인프라 시장에서 중국 6대 경제회랑 사업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본격적인 사업추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프라 시장수요 창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AIIB는 1월 기준 모두 9개 프로젝트에 17억3000만 달러의 투자승인을 했다. 방글라데시 프로젝트 외엔 거의 대부분 프로젝트가 기타 다자개발은행(MDB)과 협조융자 형태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시아 개도국 자체 사업리스크 존재와 한·중 간 외교안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협력을 저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연구원은 “일부 아시아 개도국 정부부채, 대외부채 등 문제와 지정학적 불안요인, 중국기업의 저가입찰 및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등도 한·중 협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사드배치 등 안보 관련 정책을 둘러싼 한·중 간 갈등도 도전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도 한·중 협력은 양국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삼성엔지니어링과 지린화학공업이 협력수주 방식으로 추진한 UAE SHAH 가스프로젝트와 현제 협상 진행 중인 현대건설과 베이징 석유엔지니어링의 에콰도르 태평양정유공장 사업은 대표적인 한·중 협력 사례로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글로벌 건설 경쟁력평가’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기간 동안 양국 건설 기업의 역량 순위는 한국이 2011년 12위에서 2015년 6위로, 중국은 3위에서 1위로 나타났다.
2015년을 기준으로 시공경쟁력 부문에서는 한국 5위, 중국 1위를 설계경쟁력에서는 한국 11위, 중국 10위를 가격경쟁력에서는 한국 5위, 중국 3위를 각각 차지함으로써 시공, 설계 및 가격경쟁력 부문에서 중국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검증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기술자가 많아 해외건설 역량이 높고 중국 기업에 비해 사업 기획 및 관리 역량, 품질과 안전관리 역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분야별 기술수준 부문에서 2015년 기준 한국은 중국에 비해 수처리, 상하수도 관망, ICT 융·복합 도시구축 및 관리, 도로교통 및 안전시설, 폐기물 처리 등 분야에서 앞섰다. 중국은 자원개발, 수력 및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적 경쟁력이 우월하다.
전문가들은 AIIB 사업이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금융기관 간 협력이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인프라 협력을 위한 금융 분야에서 한·중 협력에 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중 공적수출신용기관(ECA) 간, 또는 민간금융 간 협력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각종 국내 인프라 펀드와 개발기금 등을 AIIB와 협조융자 분야에 활용함으로써 우리 기업 수주기회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해외인프라 사업에서 추진되고 있는 중·몽·러 경제회랑 사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이현주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몽·러 경제회랑은 한반도와 가장 지리적으로 인접한 3국 간 개발협력공동체로 미래 한반도의 국토개발 및 번영과 무관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중·몽·러 경제회랑 사업에 대해 주요사업을 중심으로 한·중 양자 간 협의 등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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