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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대문 밖의 이야기가 곧 대문 안의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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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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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툇마루가 있는 집’ 1970~1980년대 한국 사회 모습 다뤄

  • 주인공의 따뜻한 추억과 더불어 아픔 전달

연극 ‘툇마루가 있는 집’은 1970~1980년대의 시절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시대상을 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함과 교차시켜 보여주고 있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연극 ‘툇마루가 있는 집’은 제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대학생일 때까지의 당시 시대를 다루고 있어요. 1970년부터 1980년까지는 한국 사회의 격변기였는데, 당시 대문 밖에서 벌어졌던 격랑이 대문 안 한 가정의 모습에 대입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연극 ‘툇마루가 있는 집’의 연출을 맡은 김승철 창작공동체 아르케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툇마루가 있는 집’ 프레스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툇마루가 있는 집’은 과거의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과 우리들 각자가 앞장서서 거름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부채감으로부터 출발한 작품이다. 극중 주인공 남자와 같이 1970~1980년대에 청년기를 보낸 이 시대의 중장년들이 각자의 트라우마가 돼 버렸을 한국 현대사의 상흔과 화해하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기도 하다.

작품은 지나간 시간인 1983년과 1979년 그리고 현재의 시간이 교차되고 중첩되면서 진행된다. 주인공 남자는 과거의 인물들과 같은 공간에 공존하면서 그들의 생활을 엿보기도 하고 심정을 헤아리면서 망자가 돼 집을 찾아온 형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극은 충격적인 사건이나 심각한 갈등을 좇는 구조가 아니라 주인공 남자가 조우하는 과거 인물들의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 묘사가 극의 재미를 높여준다.

특히 ‘툇마루가 있는 집’은 2015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과 2015 ‘공연과 이론’ 작품상을 수상한 김승철 연출의 힘 있고 색깔 있는 연극언어로 무게감을 더해 주제를 심화하고 깊은 여운을 관객에게 전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김승철 연출은 “당시 대문 밖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때 대문 안의 민초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며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데, 요즘 시국을 보면 다시 과거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다”며 뼈 있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작품에서 갖는 툇마루의 상징성도 남다르다. 툇마루는 주인공 남자에게 어린 시절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낮잠을 즐길 수 있었던 공간이었던 동시에 아버지에게 품었던 어두운 기억의 상처들이 새겨진 곳이기도 하다.

출연진으로는 능수능란하고 섬세함이 묻어나는 연기로 정평이 난 배우 이대연, 강애심, 이경성, 장용철, 김성일과 개성 있는 색깔로 뜨겁게 연기하는 배우 신욱, 한보람, 김현중, 구선화, 박시내, 송현섭, 김보라, 김혜은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오는 26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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