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철강업계만 뛰면 뭐하나… 손 놓고 있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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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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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산업부 기자.]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철강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데 정부는 뭐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고 행정부가 출범한 지 수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 정부가 대응은 커녕 손을 놓고 있다는 한 철강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미국은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단일 국가로는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2015년 기준 대미 철강제품 수출 규모는 418만톤으로 전체의 13%에 달한다. 열연강판 수출 규모만 7억639만 달러에 이르렀다. 놓쳐서는 안될 시장이라는 얘기다.

이런 미국이 급변화했다. 모든 송유관 건설에 들어가는 철강재를 미국산으로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인했다. 지난해 미국에 총 47만톤, 약 2700억원 어치 송유관을 수출한 국내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유정용 강관으로까지 불똥이 튀면 손실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이미 이웃 국가겸 경쟁국인 일본은 지난달 통상조직을 개편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대외무역협상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갖추고 대비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복지부동'이다. 철강업계 주무부처는 "사업재편을 서두르라"는 얘기만 하고 있다.

지난 달 중순 한 정부 관계자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과 포항제철 소장 등을 만나 3D 프린팅용 철 등 기술개발 및 '원샷법(기업활력제고법)'을 통한 포스코 1고로 폐쇄 지원 등을 말했다고 한다.

애초 격려가 목적이었다 하더라도 현실과 동떨어지고, 기업의 주된 관심사를 크게 벗어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헛발질을 하는 사이 업계는 각자도생에 나섰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자는 것이다. 권오준 철강협회장이 오는 3월께 토머스 깁슨 미국 철강협회(AISI) CEO를 만날 예정이다.

위기일 수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발목을 잡아서는 쉽게 해결될 일도 되지 않는다. 

철강업계는 철강재 가격 상승에도, 확산되는 글로벌 무역주의 탓에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정부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다. 

물론 탄핵정국으로 정부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부터 만나 현실적인 얘기를 나눠야 한다.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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