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번주가 최대 고비···이재용 부회장 “모든 진실 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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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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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지난달 12일 첫 소환 조사 이후 32일 만이며, 같은 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로는 25일 만이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벗기 위한 삼성그룹의 운명이 이번주 최대 고비를 맞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재소환 조사를 받고, 특검은 이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라, 이번 조사 결과가 삼성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도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 특검 조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특검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 대치동 D 빌딩에 도착했다. 첫 조사와 마찬가지로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그는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에게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성심껏 말씀 드릴 것”이라고 짤막하게 입장을 밝혔다. ‘삼성 순환출자 문제에 관해 청탁한 사실이 있는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로비했다는 의혹은 사실인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불거진 이후에도 최씨를 지원했는가’ 등 여러 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아무 답변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은 지난달 12일 첫 소환 조사 이후 32일 만이며, 같은 달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로는 25일 만이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어두운 표정에 어떤 말도 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날 이 부회장의 얼굴에는 긴장감 대신 오해를 바로잡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지난달 12일 1차 소환 당시 이 부회장은 취재진 앞에서 "이번 일로 저희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던 이 부회장은 이날 ‘모든 진실’에 방점을 찍은 짧지만 강한 입장을 전함으로써 그동안 삼성이 주장해 온 대가성 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지난 첫 소환 조사 때에 이어 이번에도 자신의 답변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이 부회장에 이어 오전 9시 50분경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무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실에 도착했다. 이들은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으며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 등과 연관돼 있다.

하루 전 특검 발표를 접한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소속 임직원 200여 명은 삼성 서초사옥에 전원 출근해 대책을 논의했으며, 13일 새벽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 수뇌부들과 변호인단이 모여 특검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를 최종 점검했다.

삼성 관계자는 “구속 영장 기각 후에도 특검의 재청구 가능성을 놓고 지속적으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충격은 크지만 첫 조사에 비해 내부는 차분한 분위기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떨칠 수 없다. 최고 비상경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이 추가 조사에서 발견한 새로운 증거가 어떤 것일지에 대해 예측을 하고 이에 대비해 준비를 했지만 혹시라도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최대한 법리에 초점을 맞춰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이 우려하는 것은 구속 영장 기각 후 여론의 재벌 봐주기 비난이 가중되고 있고, 일부 언론이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다시 키우는 보도를 하면서 반삼성, 더 나아가 반재벌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삼성은 지난 9일에 이어 12일에도 언론에 입장 자료를 배포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 조사는 14일 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조사한 뒤 이른 시일 안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이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달 28일까지인) 수사 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주에는 재청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소환 수사 결과는 삼성의 향후 운명을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하지 않거나, 재청구를 하더라도 법원이 다시 기각을 한다면 삼성의 위기는 해소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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