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사 증자변경에 투자자 ‘부글부글’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3자배정 유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올랐던 기업들이 납입일을 연기하거나 증자대상을 교체하는 등 변경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초 이후 12일까지 코스닥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공시는 총 76건으로 그 중 기재정정 및 첨부정정을 통한 변경공시 기업은 54곳이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유상증자 공시의 71%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변경공시 기업으로 세한엔에스브이(이하 엔에스브이)가 있다. 엔에스브이는 지난해 2월 16일 신주 160만주를 발행해 98억4000만원을 조달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한 이후 올해 2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공시를 정정했다.

이유는 배정대상자의 변경 또는 납입일 변경 등 다양했다. 변경공시로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공시 이전 6840원이던 주가는 첫 기재정정이 이뤄진 3월 3일 4900원까지 떨어졌다.

3월 22일에는 2300원까지 곤두박질 쳤다. 지난 10일 엔에스브이는 전거래일보다 9.42% 하락했다. 6일에도 유상증자 변경 공시를 내자 투자자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엠티도 마찬가지다. 디엠티는 지난해 12월 9일 7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이후 사흘간 주가는 3155원에서 5340원으로 69.25% 급등했다.

하지만 1월 24일 납입일정을 2월 1일에서 3월 2일로 연기하자 이틀간 주가는 29.27% 하락했다. 주가는 현재까지 약세를 거듭하면서 4000원대도 무너졌다.

삼원테크도 1월 20일로 예정됐던 납입 일정을 2월 17일로 연기했다. 공시일 전날 997원이던 주가는 942원으로 5.52% 하락했으며 다음 날에도 8% 가까이 하락했다. 현재 주가는 810원대에 머문 상태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월 북경화이자신과 제3자배정을 통해 214억5000만원의 자금을 유치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1월 유상증자를 철회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씨그널엔터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공시위반 제재금 8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기업이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발행된 주식도 1년여간 보호예수를 받을 수 있다.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때문에 통상 호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공시 이후 자금 유치를 늦추거나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기도 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제3자배정 대상이 누구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납입일이 연기되는 경우 기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인식 될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