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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취재본부장.
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 남구청은 결국 돌고래의 절규를 외면했다.
울산 남구청이 지난 9일 잔혹한 고래 학살로 악명높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에서 큰돌고래 2마리 수입을 강행했지만 5일만에 돌고래 한 마리가 폐사하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생태 학살'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입을 강행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돌고래 한 마리가 폐사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닭은 듯 남구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폐사 원인은 알 수 없다"면서도 "이날 부검을 한 뒤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생존한 돌고래 1마리는 다른 풀로 격리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가 논란을 증폭시키는 이유는 남구청이 돌고래 수입과정부터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돌고래 수입을 직접 주도한 고래생태체험관은 물론 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 일정을 철저한 보안에 붙였다.
또 돌고래를 몰래 들여오다 시민단체들에게 발각돼 빈축을 샀다.
이들은 돌고래 수입과정(부산~울산)을 차량을 통해 직접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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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운동연합,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등 환경보호단체들이 9일 오후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울산 남구의 돌고래 수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서동욱 울산남구청장은 2017년 신년사를 통해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하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임한다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면서 "현장 속에서 답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남구는 신중하게 몰래 돌고래를 들여와 구민의 피같은 세금을 한 방에 날린 셈이다. 수입 돌고래 가격은 1마리당 1억원이다.
지난 9일 돌고래 반입과정에서 무리한 돌고래 이송과 반입 과정 그리고 의도적인 충돌에 항의하기 위해 울산 남구청을 찾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울산 남구청 공무원과 직원 수십 명이 나와 몸으로 정문을 막아서는 험악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들이 출입불가 여부를 묻자 구청 직원들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소통·배려하고 나누며 현장 속에서 답을 찾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던 서 구청장의 구정 철학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이미영 울산남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일 제19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만약 나머지 돌고래가 또 다시 폐사한다면 울산 남구가 돌고래 학살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면서 "남구의 도시이미지는 추락하고, 해외관광객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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