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vs 바른정당, 탄핵 두고 갈등 정점···후보단일화 물건너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책임과 미래, 국민속으로' 버스 출정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며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e-mail]]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처리를 둘러싼 보수진영의 갈등이 14일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박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태극기집회의 여세를 몰아 ‘반성’ 모드에서 벗어나 탄핵기각 등을 요구하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맞서 바른정당은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 ‘전원 의원직 사퇴’ 배수진을 치고 한국당이 국정농단의 주축임에도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어제 4당 원내대표들이 헌재 결정에 대해 승복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대선주자들도 모여 승복 선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야 대선주자들이 모여 탄핵에 대한 극단적 방법 이외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는 리더십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탄핵 의결 전 거론된 이른바 ‘질서있는 퇴진론’을 재차 언급하며 탄핵 국면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은 또 이날부터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요 당직자들이 '책임과 미래 국민속으로'라는 제목의 민생 버스투어에 나섰다.

인 위원장이 인적쇄신의 대상으로 지목해 당원권 징계를 받은 윤상현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핵심쟁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탄핵안 기각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반성을 한다고 해놓고 한국당에 면죄부만 주고 말았다”며 “이름 바꿨다고 국민들이 보시기에 한국당이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하실 분은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탄핵이 인용될 경우 한국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인용 시 한국당은 해체를 하고 재창당하는 수순을 밟아야 하는데, 그게 안된다고 하니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손잡고 보수단일후보를 내지 않고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결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종구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이름과 로고를 바꾸고 반성투어에 나섰지만 친박(친박근혜)의원들의 태극기집회 참석을 계속 방치하고 있다”며 “이런 이중적 행보는 대통령은 건드리지 않고 보수의 중심에 서겠다는 얄팍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당은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15일 입당 후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 전 논설위원이 출마 선언을 합하면 한국당에서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의원 등 총 3명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게 된다.  

이외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정 원내대표, 홍준표 경남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안상수, 조경태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낙마로 인해 지지율이 떨어진 바른정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들만 살아남기 위해 탈당한 사람들과 당 차원에서 재결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