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고영태 녹취록 29건 증거 채택… 탄핵 막판 변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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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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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14일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었다가 돌아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 29건을 증거로 채택했다.

국회 측과 대통령 측 모두 녹취 파일 내용이 서로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탄핵심판을 뒤흔드는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탄핵심판 '13차 변론'을 열고 고씨와 그의 지인인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 등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 29건을 증거로 채택해달라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대통령 측도 최종적으로 동의하면서 녹취록의 증거 채택이 확정됐다. 녹음파일 2000여개는 채택되지 않았다.

녹취록과 녹음파일은 류상영 전 더블루K 과장이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것으로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었다. 헌재는 이 자료들을 지난 11일 검찰로부터 넘겨받았다.

해당 녹취록은 고 씨가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 대학 후배인 박헌영 과장 등 주변 인물들과 함께 재단을 장악해 사익을 추구하려 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내가 재단에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틀을 딱딱 몇 개 짜놓은 다음에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라는 고씨의 발언이 포함돼 있다.

국회 소추위원 권성동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변론에 앞서 취재진에게 "2000여개 녹음파일 중 29개의 녹취록은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한 증거라 증거로 신청할 계획"이라며 "나머지는 고영태와 김수현이 나눈 대화지만 탄핵소추 사유와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안종범이나 다른 사람의 진술과 증언, 객관적 자료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녹취파일이 고영태에게 조금 불리한 내용이 나오더라도 고영태의 이 사건 관련 진술이 허위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측은 정반대로 고영태 녹취 파일이 탄핵심판의 전세를 뒤집을 핵폭탄급 증거가 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특히 2000개가 넘는 녹취 파일을 상세히 분석해 추가 증거 신청은 물론, 녹취 파일 등장인물들에 대한 증인 신문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통령 측의 대응 방식에 따라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 선고라는 헌재의 방침에 자칫 중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른바 고영태 녹취 파일 일부가 탄핵심판 증거로 채택된 만큼, 이 파일이 고 씨의 개인비리를 보여주는 증거에 머물지 아니면 탄핵 심판을 흔드는 핵심 변수가 될지는 이제 헌재 재판관들의 판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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