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채 한 달이 안됐지만, 미국 백악관이 이미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안보사령탑은 낙마했으며, 선임고문위원은 윤리적 문제로 인해 조사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아베 신조 총리의 방미 당시 북한 미사일에 대처하는 미숙한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 러시아 내통 '플린 스캔들' 미국 정가 강타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 보좌관은 러시아와의 내통 및 그와 관련한 거짓 보고를 이유로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취임한 지 한 달이 안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백악관은 플린의 '러시아 접촉 거짓 보고'를 인지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점이 크게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플린의 사퇴 뒤에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14일 성명을 내고 연방수사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연계 의혹에 관해 공식적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의 장악력이 어느 정도인지, 또 그것이 우리 국가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등 '러시아 커넥션'의 진실과 결과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은 나왔다.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 군사위원장은 성명에서 "플린 장군의 사퇴는 지금의 국가안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곤혹스러운 증거 중 하나"라고 비판하면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정책과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방카 홍보한 콘웨이 징계해야"…'보안 부재' 리조트 회의에 여론 뭇매
월터 샤웁 정부윤리청장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법률고문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현 상황에서 볼 때, 콘웨이 고문은 (공직자)행동규칙 기준을 위반했으며,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샤웁 청장은 백악관이 콘웨이 고문에 대한 조사를 한 뒤에 조사 결과와 징계 내용을 이달 말까지 윤리청에 알릴 것을 요청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지난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방카가 운영하는 의류 브랜드가 고급 백화점에서 퇴출당한 것과 관련해 "가서 이방카의 물건을 사라는 게 여러분에게 하고싶은 말"이라면서 직접적인 광고 발언을 했다. 그는 "내가 여기서 공짜 광고를 하려 한다. 오늘 사라"고 말해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백악관 고문의 적절치 못한 처신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안 불감증'도 도마에 올랐다. 미국 하원은 14일 호화 리조트의 공개된 석상에서 북한 미사일 도발 대책을 논의한 것에 대해 백악관을 상대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 소속 제이슨 샤페즈(유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찬을 하던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해 듣고 공개된 현장에서 대책을 논의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자세히 질의했다.
샤페즈 위원장은 서한에서 당시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감한 기밀 자료를 회람했는지, 또 민감한 사안에 대해 논의했는지, 외국 스파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있던 리조트 손님들에 대한 신원 조회를 했는지 등 당시 세부 보안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 지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당시 정상회담 만찬에 초대된 투자가이자 배우인 리처드 디에가지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당시 상황을 담은 3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이 공개 된 이후에는 보안 조치가 허술한 자리에서 중요한 국제적 사안을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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