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이런 것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김정남 암살 전모를 밝혔다.
김정남 암살은 현지시간 13일 오전 9시쯤 말레이시아 공항(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일어났다. 지난 6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김정남은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서 줄을 서고 있었고 이 때 2명의 젊은 여성이 그에게 접근했다.
국정원은 “아시아계 여성”이라고 표현했고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원들은 ‘북한인'으로 추정했다. 전형적인 북한 공작원들의 수법이라는 것.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두 여성은 공항에서 곧바로 같은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들을 쫓고 있고 아직 탈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신원과 사망원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되겠지만 현재로서는 '독극물 테러'에 의한 사망이 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잠깐의 접촉으로 사망에 이르렀기 때문.
스프레이, 주사기, 독침 등이 김정남 암살 무기로 거론된다. 현재 김정남 부검이 진행 중이다. 북한 측이 시신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마카오에서 함께 살던 유족에게 시신이 인도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집권 직후부터 '스탠딩 오더'였다. 지난 2012년 초 본격적인 김정남 암살 시도가 한 번 있었고 김정남은 같은 해 4월 이복동생인 김정은에게 자신과 가족을 살려달라고 부탁하는 서신까지 보냈다.
김정남은 서신에서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하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갈 길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찰총국을 비롯한 북한 정보당국은 지속적으로 김정남 암살 기회를 엿보면서 오랫동안 준비했고 마침내 이를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정찰총국이 중심이 돼 김정남 암살을 준비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 펼쳐진 비밀 작전은 보통 정찰총국이 실행한다는 것. 김정은이 지시한 중요 작전이라는 점에서 여러 기관이 가세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김정남 암살에 대해 “김정남이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고 하는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