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어송라이터 임세준의 시나브로…"천천히 물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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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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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바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란 사전적 의미다. 이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싱어송라이터로 임세준을 꼽는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싱어송라이터 임세준이 지난 6일, 2012년 데뷔 이후 5년 만에 첫 정규 앨범 ‘Five Years(파이브 이어스)’를 발매했다.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세준은 차분한 목소리로 정규 앨범 발매 소감을 전했다.

“너무 기뻐요. 지금껏 노력했던 시간들이 결실을 맺는 순간 인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참 뜻깊어요. 정규 앨범을 안 내는 스타일이었고, 매번 싱글곡에만 집중했었죠. 음악에 대해서는 좀 꼼꼼한 편이라서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어떤 곡은 완성하는데 3~4개월 정도 걸린 적도 있었습니다. 1년 넘게 한 것도 있고요.”

그를 알린 대표곡 ‘오늘은 가지마’가 그렇다. 대학 생활을 하는 동안 1년은 1절을, 또 1년은 2절을 완성했었다. 완성도 높은 음악이 그냥 탄생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예다.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인 첫 번째 정규 앨범은 그의 음악 인생의 가장 큰 첫 선물일터. 오랜기간 천천히 음악 팬들에게 물들여온 임세준은 사실 화려하거나 강렬한 인상을 주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꾸준히 음악을 만들었고, 또 노래했다.

“저는 욕심이 없는 것 같아요. 방송 활동이나 저 자체가 유명해지는 걸 크게 바라지 않거든요. (웃음) 그래도 노래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커요. (웃음) 아무래도 공을 많이 들였으니 제가 아니더라도 노래는 유명해졌으면 하는 생각이 있거든요. 모든 뮤지션들이 그럴거예요.”
 

[사진=더바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임세준의 이 같은 욕심 아닌 욕심은 음악적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는 음악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홍보를 하지만, 임세준은 진심이 담긴 음악이 전하는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이미 알고 있는 듯 보였다.

“사실 방송 활동은 좀 주춤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은둔형이거든요. (웃음) 친구들과는 잘 웃기는데, 방송에서는 웃기지 못할까봐 두렵기도 해요. 나중엔 정말 방송이 편해지면 예능 활동도 하고, 제 음악도 들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아예 거부할 생각은 없어요.”

음악에만 몰두했던 지난 시간. 화려하거나 도드라지지 않았던 건 조급함이란 없었기 때문이다. “찾아 들어주시겠지”라는 생각이 더 컸던 그다. 거기에 이별 노래를 주로 부르는 가수였기에 혹시나 방송에서 웃긴 모습이 보여지면 가벼워 보일가 하는 부분이 두려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슬픈 음악을 하고 감성적인 음악을 하다보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제가 웃긴 사람이 돼 버릴까봐 두렵더라고요. 음악적으로 소모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요.”

데뷔 5년과 함께 올해 스물아홉살이 된 임세준. 예전보다 더 얌전해지고 깊어진 음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그는 이별 감성이 눅눅하게 묻어있는 음악으로 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마음을 자극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오늘은 가지마’로 가장 힘들었던 과거의 아픈 이별을 녹여냈고 ‘국민 이별송’이라 불려도 손색없을 만큼의 인기를 누렸다.

“‘오늘은 가지마’를 작곡했을 땐 저도 많이 어렸었죠. 그때 만났던 여자친구와 이별하고 나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물론, 엄청 깊은 관계는 아니었지만 이별 후 허전한 마음에 밤에 작곡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사진=더바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게 사랑과 이별을 통해 어른이 됐고, 짙어진 감성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낸 임세준이다.

어릴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다섯 살부터 노래를 했고, 의외로 과거 그룹 H.O.T.의 음악을 듣고 자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타 선배님의 음악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해외 팝 아티스트들을 접하면서 음악이 좋아졌죠. 그렇게 고등학교 때 진로를 음악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음악을 하겠다는 결정은 지금까지도 후회가 없어요. 좋아하는 일이고, 제가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니까요. 음악이 제게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부모님의 반대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담감도 없었고요.(웃음)”

임세준의 소속사는 보컬그룹 바이브가 수장으로 있는 더 바이브엔터테인먼트다. 대학교 친구였던 포맨의 신용재의 권유로 현재의 소속사에 들어왔고, 임세준은 비밀병기가 됐다.

“아마 2년 정도 전까진 제가 비밀병기였을거예요. (웃음) 비밀병기 였을때는 부담이 안됐어요. 필요할때만 공격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이번 정규 앨범 작업하면서 대표님께서 많이 신경 써주셔서 잘돼서 보답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비밀병기 대신 천재 싱어송라이터의 경지에 올라온 임세준은 음악을 자신의 표현의 창구라고 정의했다.

“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고 함께 공감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고. 음악은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제 얘기하는 작은 무대가 바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은 가수.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임세준. 그의 얼굴과 이름보단, 목소리와 음악이 더욱 잘 알려져있는 그는 천천히 오랫동안 물드는 가수가 되기를 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단독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는 꿈과 함께 각오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 노래를 꾸준히 써서 대중적으로도 인정받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강하게 물들지 않고, 또 너무 묻히지도 않으면서 천천히 퍼져나가고 싶어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물감이 물에 퍼지듯 그렇게요. 천천히 물들어 가고 싶어요.”
 

[사진=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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