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46)이 말레이시아 현지 제약회사의 직원이 아닌 사업 파트너 관계였다는 보도가 중화권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앞서 일부 언론에서는 리정철이 현지 제약업체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며 그가 김정남을 숨지게 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극물 제조에 역할을 했을 것이란 가능성이 나온 바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국어 매체인 중국보(中國報) 20일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톰보 엔터프라이스(東保企業)’라는 제약회사의 청아코우(張雅誥) 회장은 자신은 리정철의 과학자 삼촌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며 리정철을 알게 된 것은 3년 전쯤이라고 전했다.
청 회장은 당시 리정철이 먼저 자신을 찾아와 취업비자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 요청해 매년 5000링깃(약 128만원)에 리정철의 취업비자 신청을 도와줬다고도 전했다.
청 회장은 리정철은 회사 직원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였다며 그가 수 차례 자신에게 약물 자재를 추천해줬고, 팜유 백설탕 등의 매입처 정보를 알려달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비즈니스 거래가 이뤄진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청 회장은 리정철이 매번 회사에 오고 갈 때마다 매우 조급해 보였다며 대부분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도 전했다. 리정철은 간단한 인사말 외에는 영어를 할 줄 몰랐다고도 전했다.
1976년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 설립된 톰보 엔터프라이스는 1993년부터는 중국 등지에서 유명한 ‘천선액’이란 한방 항암 치료제를 만드는 홍콩계 제약회사 ‘시제이에프유(CJFU·China-Japan Feida United)’와 독점 계약을 맺고 말레이시아에 관련 항암제를 대리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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