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신풍제지, 한미반도체, 보락, 매직마이크로, 엔에스쇼핑, 시큐브 6곳이 이달 들어 액면분할 안건을 3월 주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코스피에 속한 신풍제지는 앞서 16일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공시 다음날 이 회사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이날 주가도 1만1850원으로 공시 전에 비해 17% 넘게 올랐다.
나머지 상장사도 마찬가지다. 액면분할 공시 이후 주가가 나란히 뛰었다. 코스피 상장사인 보락과 엔에스쇼핑 상승률은 각각 약 6%, 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에 속한 시큐브와 매직마이크로도 나란히 2% 내외 오름세를 보였다.
이런 변화에 비해 시가총액이나 주식 발행액, 자본금 규모, 기업가치, 재무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주주 지분율과 지위도 그대로다.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이유는 주식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개 단가가 싼 주식은 거래도 활발하다. 이에 비해 비싼 주식은 투자자 입장에서 쉽게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액면분할은 이런 비싼 주식이 겪을 수 있는 유동성 부족을 해결해준다. 주식 단가가 떨어져 투자자 입장에서 싸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수요를 늘릴 수 있다. 덕분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기업가치 자체를 개선할 수는 없고, 주가를 직접 움직일 요소도 아니다"라며 "하지만 시장접근성(유동성)을 보면 낮아진 가격 덕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고, 주가가 상승할 여지도 커진다"고 말했다.
물론 액면분할을 시도하는 기업 주가가 모두 오르지는 않는다. 경기나 증시 흐름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면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시황이 나쁘면 액면분할로 늘어나는 주식 물량을 소화할 기반도 약하기 때문이다.
정재현 연구원은 "기업 재무나 실적이 원래 불안하거나, 대내외 돌발 악재로 장세가 나빠지면 액면분할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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