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VS적자 지속'...신규 면세점 성적표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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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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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서울 신규 시내 면세점들이 개장 성적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신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대기업 4사들은 개장 1년에 가까워지자 속속 실적발표에 나섰다. 신세계와 신라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두산과 한화 등은 적자 상태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못할 전망이다.

신규사업자 중 최단 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한 곳은 신세계디에프다.

2016년 5월 서울 명동점을 오픈한 신세계는 개장 1년도 채 되지 않은 9개월여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 1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0억원과 12억원이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한류 스타인 전지현과 G드래곤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과 회전 그네와 같은 다양한 볼거리가 국내외 고객을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역에 위치한 HDC신라면세점 역시 흑자 대열에 안착했다.

2015년 12월에 개장한 HDC신라면세점은 개장 꼭 1년 만인 2016년 1월 매출 532억원과 영업이익 1억2500만원을 기록해 월단위 손익 개선에 성공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큰 폭이 아니더라도 월 단위 흑자로 전환함으로써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싼커(散客·개별 중국인 관광객)와 마이스(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유치, 중국판 파워블로거인 왕훙 초청 체험 행사 개최 등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다.

이 같은 기세에 힙입어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매출 7500억원과 영업흑자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구찌, 버버리 등에 이어 상반기에는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 LVMH 계열 브랜드 입점이 완료돼 명품 면세점으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5월 서울 동대문에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실적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넘겨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매출 104억원, 영업손실은 16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두타면세점이 명품 브랜드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실적 부진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나 두타 측에서는 "올해 2월부터는 일매출 10억원이 넘는 날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며 이대로라면 올해 7월쯤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타 측이 흑자 전환을 자신하는 이유는 지리적 입지와 한류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동대문은 면세점이 없던 2013년 이미 700만명이 넘는 중국인이 방문한 관광 명소다. 밤에도 동대문을 찾는 중국인들이 많다는 점을 이용, 업계 최초로 심야 영업을 시작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1일부터 층별, 요일별로 달랐던 심야면세쇼핑 시간을 자정까지로 통일했다. 오픈 8개월 만인 지난 1월 중순에는 전체 매출에서 밤 9시 이후 심야영업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 평균 38%를 넘어서는 등 심야영업전략 효과가 나타났다.

마케팅 부분으로는 최근 한류 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이 출연한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를 활용한 '사임당관'을 오픈했으며 관련 상품 판매를 통해 고객 모시기에 힘쓰는 중이다.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63은 2015년 12월 부분적으로 문을 연 이후 지난해 7월 전면 개장했다.

63빌딩이라는 명소가 무색하게  지난해 9월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303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내부 구조조정 단행과 함께 중간관리자급 이상 임직원의 급여를 돌려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라는 위치가 중국 관광객 유입에 불리하고, 마케팅 묘수가 부족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넘는 등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등극했지만 이 때문에 과도한 경쟁이 생겼다"며 "적당히 명품을 유치하고 한류 마케팅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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