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국경 통제 강화와 같은 각종 정책들은 신흥국 경제에 위협으로 대두되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신흥국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EPFR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브라질 등을 포함한 신흥국 주식펀드에는 이달 중순까지 6주째 순유입을 기록했다. 신흥국 채권펀드 역시 작년 말부터 유입액이 유출액을 상회하고 있다. 이달 15일까지 1주일 동안 신흥국 주식과 채권으로 쏟아진 순유입액은 약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로 작년 8월 중순 이후 최고치였다. 연초부터 누적 순유입액은 약 150억 달러에 이른다.
또한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2월 19일까지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로 70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트럼프 당선 이후 6주 동안 20억 달러가 유출됐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해 무역협정 재협상 등을 외치고 있지만 이것이 신흥시장에는 “일시적 영향”을 미치는 데 불과했다고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에드워드 커츄너 수석 전략가는 말했다. 그는 “신흥국은 유럽이나 일본보다 두세 배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0년까지 성장률은 점점 더 빨라질 것”이라며 신흥국 투자의 펀더멘탈을 부각시켰다.
신흥국 투자자들은 강력한 펀더멘탈과 규제 개선,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꼽는다. 예를 들어 중국과 한국 투자 비중이 높은 MSCI 이머징마켓 지수의 경우 미국 대선 후 1주일 만에 4개월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가 그 이후 20일까지 12%나 치솟았다. 아이셰어스 코어 MSCI 이머징마켓 펀드(IEMG)의 경우 올해에만 40억 달러가 유입됐다.
반에크 어소시에이츠의 프랑 로딜로소 채권 ETF 매니저는 저가매수를 노리고 멕시코와 터키에 투자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트럼프 태풍의 눈으로 꼽히고 있지만 멕시코 최대 ETF인 아이셰어스 MSCI 멕시코 캡트 ETF는 올해 들어 4%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식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미국 연준이 지난 12월 시사했던 대로 올해 3차례 금리를 올릴 경우 신흥국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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