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런민<人民>대학교 충양(重陽)금융연구원 연구원 리우잉(劉英)=전세계 30%의 육지 면적과 60%의 인구가 모인 드넓은 아시아는 현재 가장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 48개국의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이다. 이 중 9개국은 최빈국이고 6000만명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7억명에 가까운 인구는 매일 1.25 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빈곤인구는 전세계의 60%를 차지한다. 교통, 에너지, 통신, 수도 인프라도 개선이 시급하다. 그러나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자금 부족으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AIIB 설립의 당위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AIIB는 개발도상국 주도로 설립된 최초의 국제금융기구라는 역사적인 의의를 지니며,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첫째, AIIB는 아시아에 부족한 자금을 충원한다.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앞으로 10년 간 1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액수가 크고 회수기간이 길며 수익률이 낮아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AIIB는 출범 후 기존 다자간 개발은행에서 수행하지 못했던 자금 충원이나 차관 확대, 아시아 국가들의 인프라 등 공공재 수요 대응 등 여러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
둘째, AIIB는 투자 여력을 확대한다. 인프라 미비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힌다. 세계은행은 인프라 자본이 1%p 증가할 때마다 GDP가 1%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IIB의 출범은 인프라 투자 구조를 개선하고 ‘호연호통(互聯互通, 회원국 간 상호 연결과 소통)’을 촉진함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 경제성장에도 막대한 역할을 수행한다.
셋째, AIIB는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인프라 투자는 GDP를 직접 견인할 뿐 아니라 호연호통을 통해 무역과 복지 성장도 이끌 수 있다. AIIB는 아시아 지역의 개발도상국에도 인프라 건설 강화를 통해 호연호통을 구현하고 경제 성장에 지속적인 동력을 부여한다. 선진국에 대해서는 글로벌 총수요를 확대하고 경기 회복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이롭다. 결국 AIIB는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보다 효율적인 운영 체계
먼저 취지를 살펴보면, AIIB는 정부간 지역개발기구이기 때문에 다자간 개발은행의 방식과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 핵심 취지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 지원이다. 인프라와 기타 생산 투자를 통해 지역간 협력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아시아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자금 측면에서 AIIB의 납입자본은 회원국의 정부기금 모금으로 이뤄진다. 나머지 자금은 다자간 개발금융기구 원칙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채권 발행이나 은행 간 시장을 통해 조달된다. AIIB의 주요 업무로는 차관 제공과 지분투자, 담보 등이 있으며 주로 인프라와 기타 생산 분야에 투자한다.
조직구성 면에서 AIIB는 ‘소수정예, 청렴결백, 환경보호’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현대식 지배구조에 따라 이사회와 동사회(董事會)를 설립하고 관리자층을 두는 등 삼중 관리구조를 구축했다. 이사회는 AIIB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각 창립회원국의 재무장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AIIB의 중대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최종 의결권을 행사한다. 동사회는 전체 운영을 담당한다. 비(非) 상주 형식의 새로운 동사회를 통해 운영비를 줄였다. AIIB는 총재 1명과 부총재 5명을 두고 있다.
AIIB의 투표권은 지분투표권, 기본투표권, 창립회원국만의 고유투표권으로 나뉜다. 각 회원국들의 지분투표권은 각자가 보유한 AIIB 지분수에 비례한다. 전체 투표권의 12%를 차지하는 기본투표권은 회원국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된다. 또한 창립회원국들에게는 600표의 고유투표권이 별도로 부여된다. 전체 투표권에서 기본투표권과 창립회원국의 고유투표권은 약 15%를 차지한다. AIIB의 법정자본금 1000억 달러는 납입자본 200억 달러와 납입예정자본 800억 달러로 나뉜다. 역내 회원국과 역외 회원국의 출자비율은 75:25이다.
AIIB의 금융업무로는 차관 제공, 지분투자 및 담보가 있다. 회원국이 인수한 자본 외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채권 발행과 은행 간 시장거래 및 기타 금융 업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AIIB는 ‘플러스적’ 금융 효과와 경제적 효과를 내는 모든 인프라 투자사업을 지원한다. 차관을 제공받는 국가는 해당국 채무의 지속 가능성과 차관항목의 해당국 성장전략 부합 여부를 심사 받게 된다.
출범 첫 해 평가는 ‘안정적’
AIIB의 주요 역할은 개발지향적 금융수단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건설과 호연호통을 돕고 아시아의 경제통합 및 세계경제와 무역 성장을 촉진하는 일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AIIB는 일반 인프라를 비롯해 철도나 도로 등 교통인프라, 인터넷·전기·송유관·신(新) 청정에너지 인프라, 수도·난방·냉방 등 도시 인프라, 수자원 절약 및 관개 등 농업과 농촌 인프라 건설에 나서고 있으며 창고물류 등 호연호통을 위한 기반투자에도 주력하고 있다. 출범 초기이기 때문에 해당 영역들에 대한 투자는 더욱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AIIB의 투자사업에는 1억6500만 달러 규모의 방글라데시 전력수송시스템 리뉴얼 확장사업, 2억1650만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국가 빈민굴 개선사업, ADB 및 EBRD와 공동 투자하는 1억 달러 규모의 파키스탄 M4 국가 고속도로 차관사업 등이 있다. 또한 AIIB에서 신규 승인한 투자금액 3억100만 달러 규모의 오만 교통시설 건설사업도 있다. 모두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국들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규모의 인프라 건설사업이자 현지 산업 발전에 혜택을 주면서 지역 간 호연호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내용이다. 지금도 AIIB는 인도, 미얀마, 필리핀, 이란, 러시아 등과 관련된 여러 사업을 검토 중이다.
AIIB는 출범 1년 새 9대 사업에 17억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다. IBRD, ADB, EBRD, 유럽투자은행(EIB), IMF 등의 금융기구와도 서로 보완과 협력을 통해 개발효과를 키웠고, 개방형 신 경제체제 구축에 기여했다.
AIIB만의 혁신적 측면
인프라 분야는 융자 규모가 크고 그 중요도나 무게도 각각 다르다. 이 때문에 AIIB는 현존하는 다자간 개발은행들과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비경쟁 관계에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IIB, IBRD, IDB 등 다자간 개발금융기구는 지식 공유, 역량 구축, 인적 교류, 공동 투자, 공동 차관제공 등에서 협력하는 동시에 인프라 차관제공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세계의 빈곤층 감소와 공공사업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자간 개발금융의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AIIB는 다자간 개발은행의 새로운 구성원으로서 기존 다자간 개발은행의 지배구조, 환경영향 평가정책, 보호조항, 구매정책, 차입국 재정지속 가능성 평가, 사업관리와 관련한 과거 기준과 사례등을 참고하여 높은 수준의 보호조항을 제정 및 시행하고 있다. 또 환경, 사회보장시스템, 구매 등의 정책을 보완하면서 전문성, 투명성, 효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세계를 대상으로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인재 후보를 선발하고 있다. 이와함께 각 회원국들의 상호이익을 목적으로 보다 전문성 있고 효율적인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AIIB가 기존 다자간 개발은행에 비해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발도상국에 의해 창립됐다. AIIB는 개발도상국을 주체로 하는 국제금융기구로서 국제개발의 새로운 트렌드와 다양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다. 혁신적인 업무형식과 투융자 기법을 통해 수준 높고 비용이 절감되는 인프라사업을 개발하여 ‘남남협력(개도국 간 상호지원)’과 ‘남북협력(선진국의 개도국 지원)’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개방과 포용, 호혜와 상생을 촉진한다. AIIB는 개방성, 점진성, 호혜성이라는 고유의 강점을 내세워 현 다자간 체제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AIIB의 57개 창립회원국은 5대주에 고루 분포되어 있어 대표성을 띤다. 또 ADB, IBRD, EBRD, EIB, IMF 등 금융기구와 협력함으로써 상생을 추구하며, 활기있고 균형적이며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셋째, 완전한 국제금융체제 구축에 기여한다. 세계경제는 아직도 금융위기의 그늘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 국제금융체제에 문제점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보면 소위 ‘트리핀 딜레마(triffin dilemma)’라 불리는 달러의 태생적인 모순에서 비롯된다. 한편 중국의 위안화는 IMF의 특별인출권(SDR) 편입 후 세계 3대 통화로 부상했다. 현재 AIIB는 달러로 투자대금을 결제하고 차관을 제공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달러, 유러화, 위안화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수요를 고려해 유로화와 위안화 등으로 표시되는 투융자 상품을 늘리고 있다. AIIB는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수퍼 투융자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브릭스은행이나 실크로드기금과의 협력을 통해 일대일로 건설을 촉진하고 보다 완전한 국제금융체제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
넷째, AIIB에는 중국의 지혜, 속도, 노하우가 담겨 있다. 중국은 AIIB의 설립을 처음으로 제창한 나라이자 창립회원국 가운데 하나로서, 혁신·조화·녹색·개방·공유라는 성장 이념을 기치로 내걸며 혁신을 통한 발전전략을 구사해 왔다. 중국의 인프라는 규모나 질적 면에서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AIIB의 효율적인 운영에 자신의 노하우를 적용하고 있다. AIIB의 출범은 ‘차이나 솔루션(China’s Solution·中國方案)’과 중국의 지혜를 통해 세계에 더 많은 공공재를 제공하고, 인프라의 호연호통 구현과 국제무대에서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다자간 개발금융기구로서의 전망
출범한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은 AIIB는 아직도 막대한 성장 가능성과 강점을 내재하고 있다. 정부간 다자금융기구의 성격을 띤 AIIB는 경제사회의 발전을 목표로 삼고 시장기제를 활용한 운영모델을 통해 개발금융기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개발금융기구는 여러 강점을 지니고 있다. 먼저 수익을 우선 목표로 삼지 않고 시장형 운영모델, 원금보장과 낮은 수익률, 중장기적 지속가능한 재정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시장실패를 보완하면서도 공공재를 공급하여 금융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또 개발금융기구는 금융이 실물경제와 시장 안정성 유지에 기여하는 역순환 시기에 뛰어난 조정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때문에 각국 정부의 원조 시행과 경기 회복 촉진에도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국가 인프라에 대한 투자라는 특징상 사업이 안고 있는 유동성리스크, 신용리스크, 시장리스크 등에 유의해야 하며, 국가별 리스크와 평판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AIIB의 출범은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더 나은 국제금융체제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운영 과정에서 리스크 예방과 신용등급 제고, ‘유능, 고효율, 청렴’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국제화, 규범화, 표준화라는 원칙에 맞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또한 AIIB는 ‘공동 협의, 공동 건설, 공동 향유’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총수요를 확대하고 전세계 경제 성장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으면서 금융위기 대응과 외부충격 능력 강화에도 보탬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국제금융체제에서 AIIB의 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