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적극적 실천이 토론으로 이어져
‘토론’은 영어로 ‘debate’다. 'debate'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 지금까지의 ‘토론’의 의미는 말로 하는 전쟁에 비유됐다. 하지만 여기 연세 토론 학회(이하 YDT)의 지향점은 조금 다르다. YDT는 현대 사회를 기점으로 하여 앞으로의 토론은 소통으로서의 기능이 보다 중시될 것이라 말한다. 더불어 토론에 상대방을 이기는 것을 넘어 서로에 대한 존중, 상호 발전의 토대, 편견에서의 자유로움이라는 소통의 가치를 담아 타인과 나누며 배우는 세상과의 소통을 추구한다.
연세 토론 학회가 추구하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더 자세히 알고자 연세 토론 학회 학회장 허민호, 20기 주해인, 21기 박민영을 만나봤다.
1. 연세토론학회(YDT) 학회장 허민호
토론 동아리가 있는 학교는 많다. 하지만 연세대학교에선 토론 동아리가 아닌 ‘토론 학회’다. 연세토론학회 학회장 허민호는 이에 대해 ‘토론 학회’가 동아리와 다른 점을 분위기로 꼽았다. YDT는 "친목보다는 상호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학회원들이 보다 많은 책임감을 갖고 활동에 임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동아리가 아닌 학회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연세 토론 학회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피드백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서로의 토론에 대한 가감 없는 피드백을 통해 상호 발전을 할 수 있다 생각한다"며 연세 토론 학회만의 문화를 소개했다.
허민호 학회장은 "YDT의 토론 주제는 해당 세션을 구성하는 팀에서 결정된다"고 소개했다. YDT는 정회원, 명예회원, 수습 회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정회원들은 엄격한 형식을 갖추고 있는 세다(CEDA) 토론, 자유로운 토론을 하는 이슈 토론,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토론 중 한 개의 팀에 소속된다. 세다/이슈팀은 팀원들이 먼저 각각 주제를 낸 이후 2-3개를 선발해 토론 적합성, 시의성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해 모의토론을 진행한다. 독서토론팀은 각각 책을 추천받고 최종적으로 한 권을 결정한 뒤 책에서 여러 질문들을 이끌어내어 이를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한다. 주제 선정은 오랜 논의를 거쳐 이뤄지기 때문에 그만큼 좋은 주제와 도서를 고를 수 있다.
YDT의 토론은 1부, 2부로 진행된다. 1부의 경우 3주 순환 방식으로 세다, 이슈, 독서토론 형식으로 진행되고 2부는 즉석 토론, 스피치와 같이 보다 자유로운 형식으로 구성된다. 허 학회장은 이에 대해 "다양한 토론 방식과 주제들을 통해 순발력과 유연한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2. 연세토론학회(YDT) 20기 주해인
연세토론학회는 학회 내의 토론 활동을 넘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토론 교육 봉사활동으로, 이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제1, 2회 토론 교육 캠프 팀장과 제1회 서대문구청 토론 봉사 팀장 활동을 했던 연세 토론 학회 20기 주해인을 만났다.
YDT는 2009년부터 이대부고, 하나고 등 주변 지역 학교에서 토론 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CA 시간에 선생님으로 참여해 토론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더 좋은 토론 방법, 토론자 되는 방법 등 YDT만의 팁을 전했다. 그러나 시간과 학생 수가 제한적이라는 데에 아쉬움을 느껴, 2016년부터는 서대문구청과 연계해 서대문구 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구청에서 토론 교육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 학기 5주간 토요일 3시간씩 YDT 선생님 6명과 학생 24명이 참여하고 있다. 주 양은 "2016년에는 봉사 기회가 많았다"며 "연세대 선배님이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님이 토론 문화 발전을 위해 YDT를 후원해주셔서 처음으로 지방에 있는 고등학교에서도 토론 교육 봉사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충북 진천고등학교에서 열린 2박 3일 토론교육캠프에는 YDT 학회원이 10명씩 내려가 총 7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토론 교육 봉사를 진행했고 캠프를 통해 토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과 더불어 실제 2:2 자유토론, 옥스퍼드 토론 등 다양한 형식의 토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좋은 토론에 대한 개념과 시각을 갖고 토론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
주 양은 "YDT는 회칙에서 ‘소통을 위한 토론’을 지향하고, 우리가 배운 것을 나눔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며 "저는 토론 교육 봉사활동이야말로 가장 YDT 다운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YDT는 보다 많은 친구들을 만나 ‘이기기 위한 토론’이 아니라 ‘소통하기 위한 토론’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좋은 토론자가 되는 것을 돕고 싶다"고 전했다. 또 "그것이 ‘진짜 강함’이라는 것을 함께 알려주고 싶다"며 YDT 봉사활동의 지향점을 소개했다.
3. 연세토론학회(YDT) 21기 박민영
다음은 ‘tvN 2016 대학토론배틀 6’ 대상의 주인공 ‘아우름’ 팀의 YDT 21기 박민영을 만났다. YDT 토론 시 준비 과정에 대해 묻자 "주제가 정해지고 찬성과 반대가 나누어지면 먼저 기사나 구글링 등을 활용하여 주제에 대한 공부를 하고 논문이나 보고서 등 자료 수집을 통해 구체적으로 공부한 뒤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팀원과 주장을 위한 근거와 반박 논리를 정리하며 토론을 준비한다"고 했다.
이어 "토론 준비 자료를 마련할 때는 무조건 검색하지 말고 우선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 고민한 뒤 키워드를 선정한다. 선정된 키워드로 Google 등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기사 등에서 자료를 수집한다. 마찬가지로 검색을 통해 해당 주제에 대한 토론회나 공청회 자료집 등을 참고하거나 법무부, 기획재정부, 검찰청, 통계청 등 정부기관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열람한다"며 자료 마련 팁을 소개했다. 또한 "자료는 스스로 경험해보며 노하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DT 박민영은 토론을 잘하는 본인만의 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수시로 생각하고 메모하기!
하루 종일 토론 주제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샤워할 때, 길을 걸어갈 때, 잠들기 전, 식사할 때와 같이 주어진 시간 동안 해당 주제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좋은 생각이 나면 즉시 메모합니다.
2) 당연한 것도, 당연하지 않은 것처럼!
끊임없이 자신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법에 A라고 나와 있으니 A다’가 아니라, ‘법에 A라고 나와 있는데 그 이유는 B다’로 설명했을 때 설득에 있어 훨씬 효과적입니다.
3) 팀원과 소통하기!
팀원과 무조건 이야기를 많이 해 봅니다. 어떠한 쟁점이 나올 수 있는지, 그 쟁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탄탄한 논리로 무장할 수 있습니다. 논리가 탄탄해야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으면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4) 다양한 경우의 수 고민하기!
다양한 경우의 수를 사전에 준비하다 보면 우리 팀이 상대 팀을 어떤 지점에서 공격할 수 있는지, 반대로 상대는 어떤 지점에서 우리 팀의 허점을 찌를지에 대해 미리 고민하게 되고 실전에서 보다 순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글=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서정 기자(아주경제 명예기자)
/편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조시영 대표(아주경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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