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2일 자신의 에세이집 '가시덤불에도 꽃은 핀다'를 선보이며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인 '연정'의 필요성을 다시금 피력했다.
이날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남 지사는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통일하려면 30년짜리 통일정책이 필요하고 재벌개혁을 하려면 30년짜리 재벌개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에서 멈추지 말고 보수를 넘어 중도·합리적 진보까지 다 아울러야 한다"며 "앞으로 국회와 대한민국 중앙정치도, 대통령과 의회도 서로 협치하고 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서에서 남 지사는 부인과의 이혼, 아들의 군대폭력 등 가정사로 인해 어려웠던 시기를 딛고 대권 도전을 결심하게 된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기념회에서도 그는 군대폭력 논란이 일었던 장남을 언급하면서 "저희 큰아들 녀석이 오늘 (출판기념회에) 오고 싶어하는 눈치였는데 내가 오라고 했더니 혹시 아버지에게 부담이 될까 봐 못 오겠다고 하더라"라며, "나중에 아이들과 편안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과감하게 밝혔다.
기념회에는 정병국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 지도부와 고문을 맡고 있는 김무성 의원, 오세훈 최고위원을 비롯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 대표는 축사를 통해 "새누리당의 가짜보수를 거부하고 제일 먼저 탈당한 사람이 남 지사인데, 남들이 주저할 때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 사람이 남 지사"라며 "너무 빨리 나가 대중이 따라가기 벅차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갖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도 국민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빨리가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정치인이라면 이래야 한다, 한국을 바꾸려는 길은 여러분이 함께 갈 때 가능하므로 도와달라"고 남 지사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무성 의원은 "남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 야당을 부지사로 역임해 협치를 하겠다고 해 '아이고, 경필이 또 철없는 짓 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성공했다"면서 "남 지사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 협치로 극한 상황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는 '대한민국호'를 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저는 준비가 미처 되지 못해 (대선을) 일찌감치 접었고, 이렇게 출마해서 뛰는 분들을 보니 부럽다"면서 "다음쯤에는 생각을 해볼까 했는데 아무래도 남 지사가 이번에 대통령이 안 되면 다음에는 보수진영에서 제일 신경쓰이는 주자가 될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번에 남 지사 꼭 대통령 만들어달라"고 웃었다.
한편 야권 소속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축사에서 "남 지사와 반대되는 사람이 와서 이상하지 않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제가 남 지사를 참 좋아하고, 남 지사가 지향하는 바가 늘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앞으로 대한민국을 끌고 갈 지도자의 자질을 잘 생각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당선되고 나서는 결국 (경제민주화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재벌세력에 의해 농단 당하다가 오늘날 탄핵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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