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김정남 피살 공항에 VX 잔류 없어...북한과 외교 단절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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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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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사망과 관련, 말레이시아 공항에서는 위독성 물질인 VX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 정부에 대해서는 외교 단절 카드까지 들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2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이 피살된 쿠알라룸푸트 국제공항 곳곳을 감식한 결과 VX 잔류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독성 물질 제거 작업까지 마쳤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남의 부검 샘플에 대한 예비 분석 결과 신경작용제 VX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불안감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지금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알려려진 VX는 무색무취 물질로 호흡기와 눈, 피부 접촉뿐만 아니라 섭취 등을 통해 흡수된다.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해 수분 만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사타시밤 수브라마니암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현재까지 공항에서 의료진이나 승객들이 VX에 노출된 다른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당국이 사건 발생 13일 만에 피습 현장 제독과 점검을 벌여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수사 협조를 거부하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재검토 방식으로는 국교 단절이나 외교관 추방 등이 거론된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1983년 미얀마(당시 버마) 폭탄 테러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 단교한 적이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국교 단절 카드까지 꺼낸 데는 수사 협조를 거부하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이 보복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는 북한과 비자없이 왕래가 가능한 상태로, 지난해에는 북한에 팜유 등 267만 3450달러 규모어치 수출을 했다.

무역 종사자 등 말레이시아 자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제 사회와 긴밀한 관계 구축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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