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선후보가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지지율 반등 속에서 언론을 공격하는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
26일(현지시간) 르펜은 낭트에 마련된 유세장에서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프랑스와 북아프리카를 잇는 ‘이민자 고속도로’를 건설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투자 관계자들과 언론 중개자들”이 마크롱의 편을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르펜은 “언론은 지지할 후보를 선택했다. 언론은 병적으로 그(마크롱)에게 유리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은 도덕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고 팩트를 분석하는 척 하면서 자신을 비판하면 즉각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다며 날뛴다”고 덧붙였다.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면서 대선운동 기간부터 언론과의 전쟁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을 상기시키는 대목이었다고 AFP통신 등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르펜의 이러한 주장은 마크롱의 지지율 반등과 대통령 가능성을 시사하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직후에 나온 반응이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된 칸타소프르와 르피가로·RTL·LCI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4월 23일로 예정된 1차투표 지지율은 르펜 27%, 마크롱 25%, 피용 20%로 나타났다. 특히 마크롱은 지난 22일 중도파 거물 정치인 프랑수아 바이루의 지지를 확보한 이후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르펜과의 격차를 2%포인트까지 좁혔다.
마크롱과 르펜이 5월 7일 결선에 진출한다고 가정했을 때에는 마크롱이 58%, 르펜 42% 지지율을 각각 차지하면서 마크롱이 르펜을 16%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브렉시트나 트럼프 당선과 마찬가지로 여론조사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마린 르펜 역시 실제 투표에서 반전 스토리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낭트의 유세장 밖에서는 마린 르펜에 반대하는 시위가 주말 내내 이어졌다.
26일 일부 시위대는 도로 위에서 국민전선 소속 버스를 쇠파이프로 공격했고 일부는 국민전선 당원들의 유세장 출입을 막는 등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앞서 25일에도 르펜의 유세에 반대하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경찰 7명이 다쳤고 8명이 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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