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증시 강세 속에서도 불확실성 헤지를 위한 수단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낸 자료를 보면 금(선물) 가격은 연초 온스 당 1150달러에서 이달 23일 1250달러로 9% 가까이 뛰었다.
금값이 뛰면서 금펀드도 고공행진이다. 금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10%를 넘어섰다. 12.22%를 기록한 금융펀드(국내)에 이어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3.47%)와 해외주식형펀드(6.13%)는 금펀드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상품별로 보면 한국투신운용과 블랙록자산운용이 내놓은 금펀드가 나란히 15%대 수익률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나치다"고 말한 영향이 컸다. 곧장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다. 이는 금값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내내 달러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금 같은 안전자산이 아닌 주식이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실제 트럼트 당선 뒤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은 크게 불어났다. 미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전 세계 시총은 24일 현재 70조9200억 달러로, 미 대선(2016년 11월 8일) 이후에만 9.0% 늘었다. 증가액은 5조8460억 달러(약 6600조원)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하는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인 1조4044억 달러보다 4배 이상 많은 액수다.
국내 증시가 박스피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이른바 '그레이트 로테이션(글로벌 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피는 트럼프 취임일인 1월 20일 2065.61에서 이날 2085.52로 1% 가까이 올랐다. 앞서 21일에는 1년 9개월 만에 21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자본시장 화두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으로, 위험자산 선호시대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한국, 중국을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예상되는 주요 지역으로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 리스크 지표 안정화, 매력적인 주가 수준, 국내 기업 실적 개선을 감안했을 때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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