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김충범·김종호 기자 = 20~30대를 중심으로 한 '나혼자 산다(ILA: I Live Alone)족'이 주택시장 폭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1인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27%를 웃돌며 가장 일반적인 가구형태로 자리매김했다. 건설사들은 모든 가구·가전이 갖춰진 풀퍼니시드 시스템 오피스텔 등 ILA족의 수요에 맞춘 주택 상품 개발에 다퉈 나서고 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맞춘 공공주택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ILA족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삼삼오오 모여 식사나 여행을 같이 하는 등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도 만들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말 기준 대한민국의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7.2%로 520만명을 넘어섰다. 1990년 9%에서 25년 만에 3배 이상 급격히 늘어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된 것이다. 이른바 '표준가족'의 대명사이던 4인 가구는 18.8%로 2인 가구(26.1%)나 3인 가구(21.5%)보다 적다.
1인 가구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공개한 '대한민국 2050 미래 항해'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는 2030년 724만 가구, 2050년 763만 가구(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업계에서도 1인 가구의 증가에 맞춰 다양한 평면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분양하는 오피스텔 대부분은 피트니스센터와 실내골프연습장·사우나뿐 아니라 코인 세탁실, 세대 창고, 무인택배실 등 편의시설과 게스트하우스·동호회클럽·남녀독서실 등 커뮤니티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고화질 폐쇄회로TV(CCTV) 설치와 여성 전용 오피스텔 같은 '안전 마케팅'도 ILA족을 끌어들이는 요소다. 반려동물 관리나 아침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ILA족 대부분이 소형 주택 전·월세 수요인 만큼 이들을 겨냥한 임대사업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거래된 오피스텔 전·월세 건 수는 총 4만4328건으로 이 가운데 소형 오피스텔 거래건수가 3만4380건으로 전체의 77.6%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서울 84.68%(2만3203건 중 1만9649건) △경기 73.56%(1만6103건 중 1만1846건) △인천 57.45%(5022건 중 2885건)이다.
임대수익률도 소형일수록 높다. 올해 1월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용 20㎡ 미만 5.85% △전용 21~40㎡ 5.51% △전용 41~60㎡ 5.31% △전용 60~85㎡ 4.89% △전용 85㎡ 이상 4.2%로 면적이 작을수록 높은 임대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풀퍼니시드 시스템 적용 여부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오피스텔 월세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신영지웰(2004년 입주·풀퍼니시드)은 전용 28㎡형이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원을 형성하고 있는데 반해 같은 지역에 위치한 노블레스(2002년 입주)는 전용 27㎡ 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에 거래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형 오피스텔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1인 가구는 결혼과 취업 등 환경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생활방식에 맞춘 구체적인 시설과 서비스가 발전해야 성장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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