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동일 북한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28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한편 북한 리길성 외무성 부상은 이날 정오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 전 차석대사는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류기간 동안 말레이시아 측과 세 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첫째는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의 석방 문제를, 마지막으로는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 출국장에서 흐엉과 아이샤 등 2명의 외국인 여성에게 맹독성 신경작용제 VX 공격을 당한 뒤 공항 내 치료소를 거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숨졌다.
말레이 경찰은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리지우(일명 제임스, 30) 등 미검거 상태의 용의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도 지속해서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의 리길성 외무성 부상이 28일 정오께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5월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베이징의 유력 소식통은 "리길성 부상의 베이징 방문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일정과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교도통신은 리 부상이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대기하던 중국 정부 차량을 타고 베이징 시내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리 부상의 방중을 통해 양국이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형성된 난국 타개를 위한 협의를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석탄수입 중단으로 돈줄이 차단된 북한이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석탄수출 재개를 노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자국내 김정남 가족을 통해 말레이시아 당국에 신원확인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북한이 리 부상을 파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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