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1월 전세대출 잔액은 34조5065억원으로, 지난해 말(34조485억원)에 비해 4580억원 늘었다.
월별로는 2015년 6월 2936억원이 증가한 이후 1년 7개월 만의 최저치며, 지난해 12월 증가분(8202억원)의 5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월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해 월평균 증가액(8654억원)에 견줘서도 절반(52.9%) 수준이다. 전년 동기 증가액(5417억원)보다는 15%(837억원) 줄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전세대출은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849억원이 늘었다. 그러나 올 1월 들어 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의 전세대출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고, 신한은행은 전월 대비 468억원이 감소했다. 신한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반년 만이다.
전세대출 증가세 둔화 요인으로는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소득 등 여신심사가 깐깐해지면서 대출받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것이다.
계절적 영향도 있다. 보통 1월은 이사철 비수기여서 거래가 전월 대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 서울시내 전·월세 거래는 1만3723건으로 전월보다 12%(1844건) 줄었다. 다만 지난해 1월보다는 1146건이 늘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역으로 이탈한 전출인구가 이미 늘어날 만큼 늘어나 구조적인 둔화세라는 분석도 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매매 실거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경기지역 주택 거래량 27만709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한 주택은 총 4만2680건으로, 전체의 15.4%를 차지한다.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평균은 4억2000만원으로 전국 평균(2억원)의 배를 웃돈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1월에만 102만원이 올랐다.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2412만원이뛰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억제 분위기, 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아 전세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완전한 추세 전환인지는 본격적인 이사철인 3월 시장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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