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벽’ 심화...수출 개선세에도 소비 석달 연속 마이너스 전망 “쓸 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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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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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소비, 일본 '잃어버린 20년' 때보다 낮아

[그래픽=김효곤 기자]

소득이 줄고 있는 40대 가구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원승일·김선국 기자 =소비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고 있다. 소비 지표는 3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예상되는 등 1990년대 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때 보다 더 위축되고 있다.

지속된 경기 침체에 불안한 일자리까지 불확실성이 커지며 씀씀이를 줄이는 것도 있지만, 정체된 소득에 가계 빚이 불어나면서 당장 쓸 돈이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각종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계 살림살이를 더 팍팍하게 하고 있다.

그나마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수출이 한국 경제에 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한국 소비, 일본 '잃어버린 20년' 때보다 낮아

가구 씀씀이가 쪼그라들며 소비성향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당시 보다 낮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71.1%로, 전년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1998년 일본의 평균 소비성향이 71.2%로 곤두박질쳤을 때보다 더 나빠진 것이다.

문제는 한국의 평균소비성향이 2012년부터 5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2013년부터는 일본보다 하락세가 더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소비성향은 71.5%로 일본(74%)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지난해 4분기에는 69.7%로 처음 70%대 아래로 내려갔다.

◇ 40대 가구 소득 쪼그라들고, 세금 등 지출 많아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40대 가구의 소득 증가 폭이 사상 처음 0%대로 내려갔다. 지난해 가구주 연령이 40∼49세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00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증가 폭(2.8%)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다.

문제는 40대 가구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소비층으로 한국 경제의 내수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40대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308만원으로 전 연령대 가구 중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165만원)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소득 위축에도 서민들은 평균 200만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준조세 부담까지 더해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수출, 4개월 연속 증가세 ‘한 가닥 빛’

그나마 지난달 수출은 5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회복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다.

지난 2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2% 증가한 432억 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64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화장품·의약품·농수산식품 등 5대 유망소비재도 전 품목 수출이 늘었다.

정부는 수출 회복세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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