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글라이더' 안소희 "호주 워홀러役, 원더걸스 시절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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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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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라이더로 첫 주연에 도전한 배우 안소희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그야말로 핫(Hot)했다. 걸그룹 원더걸스로 화려하게 데뷔, “언제나 어디서나 따라다니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안소희(25)의 이야기다.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로 대중을 매료시켰던 그는 시나브로 가요계를 지나 영화계로 안착했다. 하지만 새로운 영역에 발을 딛는 것은 꽤 험준한 일이었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시작으로 ‘부산행’, ‘싱글라이더’에 이르기까지. 안소희는 헤매고, 고민하며 갈등하기를 반복했으니까.

2월 22일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제작 ㈜퍼펙트스톰필름·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그런 안소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이게 한 작품이었다.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가장 재훈(이병헌 분)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속, 안소희는 재훈에게 도움을 청하는 호주 워홀러 유진아 역을 맡았다.

호주에서 2년간, 농장 일을 하며 고생스럽게 번 돈을 몽땅 잃게 된 진아는 20대 청춘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캐릭터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험난한 배우 생활로 입문하게 된 안소희 역시, 진아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영화 싱글라이더로 첫 주연에 도전한 배우 안소희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영화에 대한 그리고 배우 안소희에 대한 반응이 좋다
-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기쁘다. 제가 봤을 때 장점도 있지만 아직 다듬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전작보다 나아졌다, 발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좋다.

전작보다 발전했다는 이야길 하니 궁금한 점이 있다. ‘부산행’과 ‘싱글라이더’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 좋은 스태프, 선배님들과 함께하면서 열심히 배우려고 했다. 여러모로 ‘싱글라이더’는 배울 점이 많았다. 선배님들을 보고만 있어도 배울 점이 보이고, 호주라는 공간이 주는 가르침도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촬영에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싱글라이더’의 메시지가 실제 안소희에게도 영향을 미쳤을까?
- 그렇다. 저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했고, 여러 질문을 던졌다. ‘내가 지금 잘 하는 걸까?’를 시작으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도 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잘하자, 즐기면서 하자, 느끼려고 노력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기대한 부분과 걱정한 부분이 있다면?
- 두 선배님과 촬영한다는 점이다. 너무 기대되고 동시에 걱정도 되더라. 정말 긴장을 많이 했고 시간이 다가올수록 떨리더라.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 긴장을 많이 했다. 저는 (이)병헌 선배님과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주저하게 되더라. ‘물어봐도 될까?’, ‘내 이야기를 해도 될까?’ 그런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여쭤보면 항상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이야기해주시고 함께 모니터도 해주셨다. 덕분에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영화 싱글라이더로 첫 주연에 도전한 배우 안소희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병헌·공효진을 보면서 배우로서 느낀 점도 있을 것 같은데
- 배울 게 정말 많았다! 이병헌 선배님과 함께 있으면 현장 자체의 집중도가 높아진다. 대기 시간에는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데, 카메라 앞에서는 정말 집중력이 대단하시다. 오로지 연기 생각, 재훈 생각만 하시는 것 같다. 멋있었다. 정말 섬세하셔서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들까지 생각하시는 것 같다.

또 효진 언니의 경우는 카메라 앞에서의 모습이 정말 자연스럽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싶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만의 강점인 것 같다.

진아를 보면 딱 20대 같은 인상이 들더라. 민낯에 주근깨가 많은 얼굴에서 생기가 느껴졌다. 외적인 고민도 분명 했을 것 같은데
- 민낯에 주근깨는 이병헌 선배님의 아이디어였다. 시나리오를 읽으시고 주근깨가 가득한 여자아이의 모습을 떠올리셨다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진아는) 2년 동안 농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까무잡잡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제가 피부가 하얗다 보니 그냥 까맣게 타는 것보다는 지속해서 햇빛을 받았다는 느낌으로 주근깨가 올라오는 건 어떨까 싶었다. 혹시나 보시는데 거슬릴까 봐 걱정했는데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았다.

정말 자연스럽더라
- 우리 분장팀이 ‘차이나타운’의 김혜수 선배님을 맡았었다고 하더라. 진짜 자연스러웠다. 거기에 효진 언니가 주근깨의 원조(공효진은 영화 ‘미스 홍당무’ 양미경 역을 하면서 주근깨 분장을 했었다) 아닌가. 하하하. 테스트할 때마다 오셔서 제 주근깨를 예리하게 봐주셨다.

영화 싱글라이더로 첫 주연에 도전한 배우 안소희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실 ‘싱글라이더’는 재훈을 주축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진아에 대한 자세한 드라마는 담기지 않았다
- 진아를 설명할 수 있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말씀대로 재훈이 주가 되는 내용이니까. 제 욕심대로라면 그런 장면들이 더 있었으면 좋겠지만 재훈을 위해 그리고 영화를 위해 더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진아의 사연이 담긴 신이 있었다고 들었다. 농장에서 일하면서 손가락을 잃는 장면이 있었다던데
- 앗! 맞다. 그런 장면이 있었는데 아쉽게 빠졌다. 개인적으로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재훈에 집중하기 위해서…. 하하하. 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진아가 왜 재훈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눈물을 흘렸는지 알 수 있도록 집중하고 노력했다.

가장 어려운 장면은 무엇이었나?
- 해변 신이다. 재훈에게 간곡히 도움을 요청하는데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진아에게 가장 중요한 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잘 해내고 싶었고 그만큼 긴장도 됐다. 두 번째 테이크까지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이병헌 선배님께서 ‘네가 진짜로 도와달라고 말해야 나도 뒤를 돌아볼 수 있어’라고 하시더라. ‘네가 그렇게 진심으로 말해야 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 깨달음을 얻었다. 연기 할 수 있게 선배님이 카메라 뒤에 서 계시기도 했다. 선배님 덕분에 용기를 얻었고 ‘도와주세요’라고 진심으로 말할 수 있게 됐다. 그 말은 진아가 재훈에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안소희가 이병헌 선배님께 하는 말이기도 하다. 선배님께 처음으로 칭찬받았던 장면이기도 하다.

이주영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쓸 때 원더걸스의 소희를 떠올렸다고 하더라
- 그 이야기를 듣고 놀랍고, 기뻤다. 감독님은 저의 비주얼 적인 이미지를 떠올리신 것 같다. 저는 진아의 20대, 호주로 오고 나서의 모습에 많은 공감을 했다. 제가 미국에서 보낸 시간과 비슷한 것 같더라. 그곳에서 느꼈을 진아의 외로움에 공감했다. 진아가 짠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싱글라이더로 첫 주연에 도전한 배우 안소희가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실 원더걸스 출신이라면 영화 주연 제안도 많았을 텐데. 꾸준히 조연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 캐릭터와 상관없이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 ‘싱글라이더’는 특히 그런 작품이었다.

대중들의 시선은 어떤가?
- 연기자로 전향한다고 했을 때 생각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 그만큼 책임감이 많이 든다. 제가 좋아서 한 일이지만 지켜보시는 분들이 많다고 느껴지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제 연기를 보고 해주시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든 간에 제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원하는 배우 상(像)이 있나?
- 관객들이 우리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이병헌이 나오네? 봐야겠다’라던가, ‘공효진이 나온다고? 궁금하다’는 반응들을 보이지 않나. 저 역시 언젠가는 선배님들처럼 ‘안소희가 나온대. 그럼 믿고 보자’는 반응을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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