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국내 수출 기업들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해상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으로 가격 및 납기 경쟁력 저하에 직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진해운 파산으로 외국적 선사를 이용하는 수출화주가 크게 늘어 국적선사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는 최근 한진해운 파산과 관련, 지난해 수출실적 100만 달러 이상인 화주업체 332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수출 물류환경 변화’ 결과, 지난해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수출지역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가 217개사(65.4%)에 달했다고 2일 밝혔다.
‘운임이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들은 타 선사 이용을 확대(57.6%)하거나 수출가격을 인상(12.3%)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응책이 없다’는 업체도 51개사(23.3%)나 됐다. ‘선복 부족에 따른 운송 차질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가 절반이 넘는 57.5%이이었으며, 이들은 ‘납기 지연’(44.5%), ‘거래선 이탈’(26.2%) 등을 우려하고 있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국적 선사의 이용률이 감소한 반면, 외국적 선사의 이용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도 포착됐다. 응답 기업의 절반이 넘는 172개사(51.8%)가 ‘국적선사 이용률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이중 70개사는 ‘외국적 선사 이용률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출업체들의 국적선사 이용률 감소 원인으로는 ‘선복 부족’(38.0%), ‘선박 스케줄 축소’(25.1%), ‘비싼 운임’(21.2%) 등이 꼽혔다.
김병훈 무협 신산업물류협력실장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우리 수출업계는 단기적으로 해상운임 상승 및 선복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국적 선사 이용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국적선사를 육성하고 운송루트를 다변화하는 등 수출화주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