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숙의 차이나 톡] 사드를 바라보는 중국인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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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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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외교·안보 기자. [사진=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롯데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부지 제공을 발표한 직후 중국 관영 매체가 롯데와 한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을 대대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의 현대차·삼성그룹에까지 사드 보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한국을 피투성이로 만들 것까지는 없지만 내상(內傷) 입혀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은 삼성전자와 현 대차의 가장 큰 시장"이라며 "한·중 갈등이 계속 고조된다면 이들도 머잖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제국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호탕할 것이라 여겨졌던 중국이 왜 한국이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당연한 안보적 주권행사에 이렇게 '쩨쩨하게' 구는 것일까.

'미엔즈(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이 남이 볼 때 '쩨쩨해' 보이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분명 다른 속내가 있다는 게 중국에서 수년간 중국을 바라본 한 전문가의 분석이다.

중국의 핵심이익에 반해 화장품 등 최종 소비재에 이어 중국에겐 아직까지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아 자칫 자신들이 맞을 수 있는 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석유·철강 등 중간재에 대한 보복의 손길이 미친다면, 중국의 다음 경제보복 대상은 현대차·삼성일 수 있다는 전망은 예견된 것이다. <강정숙의 차이나톡 2016년 12월 6일 참조>

그렇다면 왜 중국은 미국이나 일본에게는 사드를 직접적으로 언급조차 하지 않으면서 한국을 이렇게 못살게 구는 것걸까.

미·중 '센놈'끼리 붙은 싸움인 사드배치 문제에 중국이 미국과 맞불 작전을 놓는 것은 중국도 자신들의 국익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미국 역시 중국을 직접 건드리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에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미·중 양국 모두 말로만 사드배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일 뿐, 어떤 뚜렷한 경제보복이라든가 정책적 불이익을 주지는 않고 있다.

또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직접 사드 갈등을 풀 이유가 없다.

현재 혼란스러운 한국 상황이 중국에겐 도움이 된다. 한국의 남남분열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권에서 일고 있는 사드배치의 반발 여론이 그것인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안티(Anti)차이나'라면 촛불 물결은 '프로(Pro)차이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좌파성향의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 국내 여론을 이용해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사드 배치를 무효화 할 수 있는 '시기'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도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최근 일련의 거친 중국발(發) 사드 보복 발언은 사드 부지 계약체결로 사드 배치가 가시화되고 중국의 핵심이익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안보관련 사안이 눈앞에서 침해당할 수 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진 상태다.

마음이 급해져 극단적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그 '때'를 보고 있는 중국의 전략을 잘 읽어야 할 때다.

한 중국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사드를 바라보는 중국인의 마음은 닭을 형상화한 중국 지도 밑에서 호랑이 모양을 한 한반도가 닭 밑을 물어 오르는 격"이라고 말했다.

사드의 최대탐지거리가 900km라고 하지만 중국은 2000~3000km도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중국의 한반도를 향한 모든 군사시설이 탐지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지난 1일 중국의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이 환구시보에 "사드가 일단 배치되면 (한국 경북) 성주군은 인민해방군 로켓군의 타격 목록에 오를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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