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사건을 둘러싼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갈등 속에서 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파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말레이 관영 베르나마 통신이 2일 보도한 바에 다르면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 부총리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오는 6일부터는 북한인이 말레이 입국을 위해서는 별도의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국은 2009년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하여 30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었다.
말레이의 이번 결정은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성 신경작용제 VX를 이용한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수사 과정에서 북한이 시신 부검과 인도 지연을 강도높게 비판한 뒤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겪으면서 나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말레이가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단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말레이의 광산 등에서는 1000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사업차 말레이를 찾는 북한인도 적지 않아 비자면제 파기로 북한의 외화벌이는 타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말레이 검찰총장은 현재 김정남 암살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북한 리정철(36)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오는 3일에 석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리정철은 유효한 여행서류가 미비해 북한으로 추방될 예정이다.
김정남 암살의 또다른 용의자인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이 아이샤(25),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5)은 1일 살인죄로 기소되었다. 이들은 유죄가 입증될 경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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