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포스트] 한겨울 방통위, 봄날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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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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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매서운 동장군(冬將軍)의 기세가 한 풀 꺾이면서 어느새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입니다. 계절은 이미 새로운 옷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는 여전히 한파가 불고있습니다. 방통위 수뇌부들은 곧 떠난다지만, 벌려놓은 방송통신정책들은 얼어붙어있는 형국입니다.

현재 3기 방통위 상임위원은 총 5명으로, 김재홍 부위원장·이기주 위원·김석진 위원은 오는 3월 26일자로 줄줄이 임기가 만료됩니다. 최성준 위원장 역시 4월 7일자로 임기가 끝납니다. 다시 말해 3월 말까지 후임자 인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4월부터는 방통위 전체회의는 불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방통위가 합의제 기구라는 점에서 상임위원들의 임기종료도 미룰 수 없습니다. 최근 연임된 김석진 위원처럼 한 차례 연장도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각 추천·지명인별로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대통령이 위원장을 포함해 2명을 지명하고, 나머지 3명은 야당(2명)과 여당(1명)이 추천한 인사를 대통령이 임명토록 돼 있는 구조입니다.

후임 인선이 시급한 야당 추천 김재홍 부위원장의 인사도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 공모를 마치고, 4명의 후보군을 선정했지만 끝내 결정을 못하고 연기한 상태입니다. 이기주 위원 역시 후임자 소문만 무성할 뿐 윤곽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성준 위원장 후임 절차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입니다. 임기 만료 전에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대통령 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6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소 3개월간의 방통위는 수장 없는 식물부처로 지내야 하는 셈입니다.

방통위는 올해 지상파 UHD 본방송 개시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등 주요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2월달로 예정된 지상파 UHD 본방송은 5월말로 연기된 상황이며, 이달 말로 진행해야 하는 재승인 심사 역시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최 위원장이 임기 내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던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중간광고 도입과 단말기 유통법 보조금 상한제 일몰 역시 사실상 흐지부지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높습니다. 방통위 내부적으로 올해는 방송통신원년이 아닌 '방송통신원점의 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론 방통위의 주요 과제들에 따른 업무공백을 감안했을 때 방통위의 후임 인선은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위원들의 임기를 연장하는 식의 개정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4기 방통위 위원의 진용을 구축하기에 앞서 3기 방통위 위원들이 벌려놓은 정책들을 수습하는 것이 국민들을 위한 길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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