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나 홀로 자동차보험료를 2~4% 인하한 삼성화재가 신규 보험가입자 상당수를 흡수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위기를 느낀 2위권 손해보험사들이 강력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 탈환에 나섰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동부화재·KB손해보험 등 다수의 손보사들은 다음달부터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을 경쟁에 돌입한다. 메리츠화재·악사 등은 이미 이달부터 평균 보험료를 1%안팎으로 인하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해상이다. 현대해상은 다음달 1일 책임개시 계약 건부터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자동차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운행량이 적은 고객들의 손해율이 낮은 만큼 우량 고객들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업계 최대 수준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는 주행거리 할인 대신 자녀특약을 다음달부터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임신(태아) 한 상태의 고객인 경우 10%, 만 1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경우 4%의 보험료를 할인해줬지만 4월부터는 6세 미만의 자녀까지 전체 4%로 할인율을 높였다.
KB손해보험도 자동차보험 우량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음달께 주행거리 할인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특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악사손해보험은 오는 12일 책임개시 계약 건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내렸고, 메리츠화재도 지난 1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0.8% 인하했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손보사들은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높아 전면적인 가격인하를 통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3%(온라인 3.9% 인하)내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삼성화재를 제외한 다른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내릴 수 있는 추가 여지가 없다”며 “전체 보험료를 내리는 대신 우량 가입자들을 적극 공략하는 방식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자동차보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삼성생명이 98.8%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해상(103%), KB손해보험(103.5%), 동부화재(100.7%)등의 합산비율은 모두 100을 넘었다. 이는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이익을 내는 곳이 삼성화재 뿐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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