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창범·박정수 기자 = 중견‧중소기업계 스스로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한국 관광 중단 등 노골화되면서, 해외사업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5일 중견‧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롯데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계에도 그 피해가 전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 명소인 남대문과 동대문, 명동에 자리 잡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막심해 질 것이란 우려다.
최수규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롯데 등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드 보복 조치가 본격화되면, 전문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피해도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 이젠 눈을 돌릴 때… 전세계인에 초점을 맞춰라
하지만 정부가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해결책 찾기에 나서고 있다.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그동안 중국시장에 주로 맞춰온 제품과 마케팅을 더욱 다양화해 적용할 방침”이라며 “이를 기회로 전 세계인에 맞춘 제품과 홍보로 전략을 바꿔나갈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기업계도 중국이 중요한 시장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태로 인해 시야를 다양화 할 것임을 밝혔다. 손광희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중국에 집중된 해외진출 전략을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은 최근 인건비가 급등하며 생산기지로서의 매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수규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외교적 항의 외는 현실적 대응방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이번을 기회로 오히려 정부는 대체시장 발굴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은 “중국 현지 외국인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대응에 나서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두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중국이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게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 시켜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중국 대신 동남아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그리고 중동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진출 중소기업 노심초사... "불매운동에 촉각"
중국 의존도가 높은 중견·중소기업계의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가시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중국 내수의 경우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므로 수출입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락앤락의 경우 매출액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이는데 여기서 중국 매출이 40%가 넘는다.
다만 향후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앞으로 반한감정이 고조돼 한국 제품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북미를 넘어서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경동나비엔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사드 보복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시시각각 변하는 중국 동향을 수집하고 있다”면서 “북경경동나비엔이 현지에 새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 환경오염 탓에 콘덴싱 보일러에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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