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터키 관계 악화일로..에르도안, 독일을 나치에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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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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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내달로 예정된 터키의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독일과 터키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급기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독일을 나치에 비유하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독일 거주 터키인들의 개헌안 지지 집회가 불허된 뒤 나온 반응이다.

도이체벨레 등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 집회에 참석해 “독일의 술수는 과거 나치의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독일은 우리(터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려 하면서도 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독일 당신들은 민주주의가 아니고 심지어 민주주의에 가깝지도 않다"고 말했다. 

다음달 16일 터키는 현행 의회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안을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가결되면 에르도안 대통령에 권력이 한층 집중되어 독재 집권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인들은 헌법 개정안 가결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터키 정부는 독일에 거주하는 140만 터키인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자국 법무부, 경제부 장관들을 파견해 연설을 하려는 계획도 세웠었다. 그러나 독일 각 시(市) 당국은 테러 위험을 이유로 들어 집회를 불허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테러 방지였지만 사실상 개헌안 홍보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에르도안의 나치 발언에 대해 “터무니없고 악의적이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우리를 자극하려 한다”고 받아쳤다.

기민당의 율리아 클뢰크너 부대표는 독일 일간 빌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땡깡을 부리는 아이같이 행동하고 있다"며 "그의 나치 비유로 양국 불협화음이 새로운 절정에 달했다”고 말했다. 

지그마이어 가브리엘 외무장관 역시 독일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독일에서는 누구라도 우리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양국 간 불신의 골은 깊어지고 있었다. 최근 독일 일간지 디벨트의 데니츠 위첼 기자가 터키에서 테러 선전 혐의로 구금되면서 독일과 터키의 관계는 한층 더 악화됐다. 에르도안은 위첼 기자를 독일의 스파이라고 주장하면서 독일이 테러를 지원하고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터키 정부의 과격한 행보가 4월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수주의자들을 움직여 개헌안을 가결시키려는 시도로 풀이하고 있다.

BBC 등 외신들은 나토 동맹이자 주요 무역 상대국인 독일과 터키가 전시에나 주고받을 법한 원색적 비난을 주고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의 앙금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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