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법무부에 작년 대선 운동 기간 동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공식 반박할 것을 요구했다고 ABC뉴스, 뉴욕타임즈 등 미국 매체들이 사안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하여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펼친 도청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FBI가 불법적으로 행동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음을 우려해 이를 바로잡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와 법무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장(DNI)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 역시 대선 직전 트럼프 타워에서 전화를 도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클래퍼 전 DNI국장은 5일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하여 "그 당시 한 명의 후보로서 대통령 당선인이나 그의 캠프에 대해 어떠한 도청 행위도 이뤄진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운동 기간 동안 자신의 전화를 도청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워터게이트에 비교했다.
이어 5일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도청 지시 의혹에 대해 의회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2016년 대선 직전 정치적 목적의 수사가 있었을 수 있다는 우려에 관한 보도는 매우 걱정스러운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위(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를 규명하기 위한 의회의 작업의 일부로, 실제로 지난해 행정부의 수사 권한이 남용됐는지를 확인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