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전기차 판매량 급감에 중국이 전기차 의무판매제도 시행 일자를 연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먀오위(苗宇)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 관련 정책 초안이 좀 더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중국 온라인매체 시나닷컴이 이날 보도했다.
먀오 부장은 자동차 제조업체의 신에너지차(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차) 의무판매 쿼터를 낮추거나 시행 시기를 연기하는 방향으로 초안이 수정될 것이라며 오는 5~6월에야 초안 수정작업이 완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에너지차 의무판매제도는 지난 해 9월 공업정보화부에서 의견수렴용 초안에서 언급됐다. 당시 초안에서는 '자동차 제조상들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에 걸쳐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신에너지차 크레딧 비중을 8, 10, 12%로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예를 들면 A라는 업체가 2018년 총 100만대 자동차를 판매했다면 8%, 즉 8만점의 신에너지차 크레딧을 쌓아야 한다. 신에너지차 크레딧은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대당 각각 4점, 2점이다. 그렇다면 A업체는 순수전기차 2만대, 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4만대를 팔아서 최소 8만점의 크레딧을 의무적으로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의무 크레딧을 쌓지 못한 기업은 벌금을 내거나 크레딧을 초과 달성한 다른 업체로부터 돈을 주고 크레딧을 사와야 한다.
하지만 업계 의견수렴 결과 실제로 2018년까지 자동차 제조상들이 의무크레딧 목표를 달성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난 것. 실제로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은 이미 의무크레딧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50만7000대로, 전년 대비 53% 늘었다. 신에너지차량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였다. 이를 토대로 협회가 신에너지차 크레딧을 계산한 결과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에 불과했다. 2018년 목표치인 8%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에 협회 측에서도 중국 정부가 2018~2020년 신에너지차 크레딧 비중을 5, 8, 12%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게다가 중국 전기차 판매량도 뚜렷한 성장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74.4% 하락한 5682대에 그쳤다.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차 보조금을 전년 보다 5분의 1 이상을 줄인 영향이 컸다. 중국은 2020년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전면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올해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57% 정도 늘어난 8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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