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네덜란드전 완패’ WBC 대표팀, 확연히 드러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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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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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과 네덜란드의 경기. 5-0으로 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대회 준우승의 영광은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다. 2017 대회에서 한국 WBC 대표팀은 확연히 민낯을 드러냈다.

한국은 지난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지난 6일 열린 경기에서 이스라엘에 1-2로 진 한국은 실낱 같은 희망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WBC 대회는 잊고 싶은 대회가 됐다.

19이닝동안 1득점에 그쳤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이외에는 믿고 마운드를 맡길만한 투수가 보이지 않았다. 경기 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네덜란드와 우리의 기량 차는 분명히 있었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이 너무 좋지 못했다.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선동열 투수코치, 이순철 타격 코치 등은 책임을 면하기 힘들어졌다.

우선 가장 기본적고 중요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WBC 대표팀은 지난 2월12일부터 22일까지 11일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소집 훈련을 했다. 그 전에는 괌에서 열흘간 투수와 야수 4명이 미니 캠프를 차렸다. 대회 첫 경기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내기 위해 훈련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부상 관리에도 실패했다. 어깨 염증이 발생한 양의지(두산)는 40%정도까지 컨디션이 떨어져 중요했던 네덜란드전에서 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유격수 김재호(두산) 역시 이스라엘전에서 공에 맞는 부상으로 인해 네덜란드전에 뛰지 못했다. 네덜란드전 이후 김인식 감독은 “양의지, 김재호와 같은 포지션인 김태군(NC) 김하성(넥센)의 기량 차가 있다”고 말했다. 얇은 선수층이 그대로 드러났다.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는 김인식 감독에게 가장 까다로운 문제였다. 감 감독은 “각 팀들이 대표팀 선수 차출을 허락해줬는데, 부상 입은 상태로 소속 팀에 되돌려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는 한국 야구의 민낯이기도 하다.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팀이다. 한국 대표팀의 28인 엔트리를 보면 3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김하성, 박건우(두산) 등을 제외하면 새로운 얼굴을 찾기 힘들다.

800만 관중 돌파라는 ‘달콤한 성적표’에 빠져 있는 KBO리그와 한국 야구의 민낯이다.

김인식 감독은 7일 “젊은 선수들이 네덜란드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나라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WBC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컸다. 이기는 경기가 아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 있는 플레이를 원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 더그아웃에는 경기 내내 투지와 열정이 보이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를 통틀어 ‘분위기 메이커’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원 팀 코리아'는 없었다. 

애써 감추려 했지만 결국 한국 야구의 민낯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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